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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희 책여울 Nov 28. 2023

한날의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다는 문구를 되새기며

영화 남매의 여름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본 영화였다. 제목에 끌려 봤는데 "남매의 여름밤"이다. 남동생과 많은 추억을 공유하며 살아온 나에게 남매라는 단어는 뭔가 애틋하고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연민을 던진다.


영화에는 아빠와 고모, 그리고 옥주와 남동생 동주가 나온다. 둘 다 남매다. 엄마랑 이혼한 아빠는 옥주와 동주를 데리고 아버지 집으로 들어간다. 옥주와 동주는 무뚝뚝하지만 정이 깊은 할아버지와 그럭저럭 잘 지낸다. 내가 봐도 한숨만 나오는 아빠와 고모는 아버지한테 빌붙어 간신히 하루하루를 이어가지만 그럼에도 삶은 별 탈 없이 이어진다는 게 참 신기했다. 할아버지 생신 날,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하고  동주의 애교 넘치는 춤사위에 흥겨운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점점 몸이 안 좋아지고 결국 요양원을 알아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신다. 하지만 그때 돌아가신 게 오히려 다행이지 싶다. 때론 죽음이 답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 내가 너무 야박한가?


이 영화는 지난 4월, 여름 초입에 본 건데 지금 일기장 넘기다 생각나서 적어본다. 사는 일이 다 거기서 거기다. 힘들어도 또 그렇게 살아지고 그 속에서 슬프면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싶다.

옥주와 동주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자기 관리 잘해서 오래오래 연기하는 모습 봤으면 좋겠다. 


내 동생이 문득 보고 싶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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