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서울의 봄> 조조 영화를 보러 갔다. 평일 조조 영화를 몇 명일까 볼까 싶어 미리 예매 안 하고 영화관으로 갔던 게 패착이었다. 맨 앞자리 빼면 두 번째 칸 사이드에 딱 두 자리만 남아 있어 어쩔 수없이 그 자리를 골랐다. 스크린이 가까우니 너무 불편했고 설상가상 영화는 혈압 수치를 계속 상승시켰다.
전두광을 맡은 황정민 연기는 미쳤다. 이태신의 정우성을 압도했지만 역시 이태신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의 끝을 모르지 않는데 부질없이 응원하는 마음이 참나!! 쿠데타를 성공하고 사진 찍는 장면을 보는데 정말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집에 와서도 몸이 너무 아파서 약 먹고 잤다.
이 글을 쓰려고 하는데 갑자기 김수영 시인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가 떠올랐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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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돌이표를 반복하는 역사 앞에 무력감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