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CODA
영화 코다를 넷플릭스에서 봤다. 2021년 작품이다.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를 뜻한단다.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영화 대부분의 스토리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다 알면서도 보는 책이 있듯이 영화도 그렇다.
발표회 때 루비와 마일스가 노래하는 장면에서 소리를 지우고 관객들 표정으로 감동을 보여주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청각장애인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며 관객을 몰입시키는 방법이 세련되게 다가왔다. 대부분의 장면이 좋았지만 별이 총총한 밤에 차에 걸터앉아 아빠에게(아빠는 듣지 못하지만) 루비가 노래 불러주는 장면이 따뜻하면서도 찌르르 심장을 아프게 찔렀다.
영화 속 웃음 포인트는 엄마 아빠가 수화로 나누는 수위 높은 대화다. 지금 찾아보니 엄마, 아빠, 오빠 역을 맡은 배우 모두 청각장애를 가지고 연기를 했단다.
우리나라 작가님 중에 라일라라는 분이 계시다. 그분의 책 <나는 귀머거리다>가 코다를 보며 함께 떠올랐다. 네이버 웹툰에 2년 정도 연재 되어 인기를 끌었고 그 내용을 책으로 낸 게 <나는 귀머거리다>라는 책이다. 지금은 절판이 되어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볼 수밖에 없다. 라일락이라는 발음이 안돼 라일라 작가가 되었다며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나 해맑고 발랄했다.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그림을 그렸는지 그림 발전사도 보여준다. 나도 오래전 빌려서 본 책이라 다시 보고 싶다. 지금이라도 중고서점 알아봐서 있으면 구입하고 싶어 찾아보니 중고책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나는 인생은 배낭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다니다 보면 어떤 일이든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뜻하지 않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장애를 딛고 씩씩하게 삶을 견뎌내고 개척하는 분들에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야기가 옆길로 빠졌지만 영화 코다를 보며 얻은 작은 감동을 놓치기 아까워 사족처럼 글을 남긴다. 루비도 멋지고 루비의 꿈을 응원해 주는 천진난만한 가족들도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 퍼졌던 음악을 자꾸 듣고 싶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