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린 작가님의 <가을에게, 봄에게>
"이제 바꿀 때가 왔어"
"우아, 1년 만이네. 봄이 왔구나."
<가을에게, 봄에게> 책을 펼쳐놓고 계속 들여다본다. 계절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앞 뒤 표지를 살피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들어있다. 산뜻한 여름과 씩씩한 겨울, 늘 상냥한 봄, 가을을 새삼 생각하고 어느 계절을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에 답하기가 갑자기 어렵게 느껴진다. 모두 좋아서 어째!
겨울과 여름만 아는 봄은 갑자기 가을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편지를 쓴다. 봄에 대해 소개하고 가을에 대해 묻고 있다. 사계절을 모두 알고 있는데도 책에서 보여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사랑스럽다. 내가 아는 봄꽃과 가을꽃을 생각해 본다. 봄에 우리 마당을 지킨 꽃은 목련과 왕벚꽃, 수선화였다. 이 꽃들도 나처럼 새봄을 기다리고 있겠지!! 가을은 숲과 산에 버섯 꼬마들이 가득하다고 자랑을 한다. 진짜 사계절의 자랑거리가 차고도 넘치는데 깨닫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구나 페이지를 넘기며 탄식하게 된다.
"가을은 아름다운 것으로 가득하구나!"
가을과 편지를 나누면서 봄은 어쩐지 쓸쓸해진다. 어린이들도 이런 맘이 들 때 있을 거다. 친구를 좋아하지만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친구가 부러워지며 자신은 한없이 쪼그라드는 기분을 어린이들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봄의 이런 기분을 가을도 똑같이 느낀다는 점! 들여다보면 모두 멋지고 부러운 것도 많지만 돌아보면 내가 갖고 있는 것도 상당하고 나의 좋은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도 된다. 가을과 봄이 나누는 편지를 보니 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 편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다닐 때 나는 예쁜 편지지랑 메모지를 수집했던 낭만적인 학생이었다. 문제는 편지지를 너무 사랑해서 고이 모셔 두다 그 편지지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 차라리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편지도 보내고 나눔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때는 그릇이 작았다 치는데 지금 내 그릇은 얼마나 큰가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난다. 분발해서 내 그릇을 넓혀보자. 더 나누고 사랑하자 이것아!!
사계절을 돌아보고 나랑 닮은 계절을 생각해 보고 자주 만나지 못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을 내 친구 얼굴을 떠올리며 만든 워크시트지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