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클렘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
봄이 오면 꺼내보는 책이 있다.
질 바클렘의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
책을 손에 드는 순간 찔레꽃 향기가 방안 가득 스며드는 기분이 절로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 4권과 뒤이어 나온 4권을 포함해『찔레꽃울타리』는 현재 모두 8권이 나와 있다. 이중에 나는 사계절 4권을 가지고 있고 봄이 올 때 꼭 꺼내보는 책이다. 오늘도 봄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이 책은 스토리보다는 그림이 정말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문장이 순수하고 담백해서 마음이 포근해진다.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 질 바클렘은 적어도 2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질 바클렘의 세밀한 그림은 책을 펼치는 독자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조금만 허리를 낮추고 보면 산과 들은 아주 작은 들풀의 세상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포착하고 정성껏 그렸다. 그림은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졌다. 정면은 물론이고 측면 샷까지 이 책을 처음 펼친 1998년 어느 날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 1998년 당시, 척박했던 우리나라 어린이 책과 비교하며 좌절했었는데 지금 우리의 어린이 책은 단연 세계적인 수준이 됐다. 능력 있는 젊은 작가들이 그림책 세계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어 독자인 나는 아주아주 기대되고 행복할 따름이다.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는 1980년 영국에서 처음 출판된 이래 세계 14개국에서 출간되어 3백만 부 이상 팔려 나간 어린이 출판 역사상 하나의 신화로 기록된 현대 그림책의 고전이다. 봄빛 가득한 2024년 봄날을 기대하며 <봄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생일을 맞은 개구쟁이 머위(머위가 이름이다ㅋ)를 위해 마을 어른들이 비밀 소풍을 준비한다. 그 사실을 모르던 머위에게 일어난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야기! 사랑, 존중, 배려로 가득한 유토피아 세상이다.
오래전 백화점에서 찔레꽃울타리 시리즈 접시 세트를 판매했었다. 나는 너무너무 사고 싶었는데 낱개로는 팔지도 않고 세트 가격이... 그때 내 주머니는 참으로 가난했었다. 검색해 보니 소장하신 분이 올려놓은 사진이 있어 첨부한다. 보기만 해도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