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과거회상, 전남편, 미성숙, 미련, 이별, 이혼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 이혼에 대한 스트레스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구글 출처)
# 이혼보단 사별이 더 힘들 수 있지만 슬픔의 강도는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만큼 상실감은 고통스러우니까.
서로의 성격과 가치관을 극복하지 못한 채
신혼여행 후, 한국 와서 별거 후 마무리했으니
꿈꿔왔던 결혼생활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난 게 얼마나 비참하고 속상한지는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중간에 미련이 남아 부부상담도 하고 그랬지만 일시적이었고 우린 다시 본모습으로 돌아갔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냥 나는 그래도 노력하면 달라질 줄 알았다.
우리는 연애당시에도 헤어졌을 때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이메일은 알람을 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일이 없다.
서로에 대한 마음의 척도랄까..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장하는 건 서로에게 마음이 아직 남아있다는 암묵적인 느낌처럼
방청소를 하다가 정리하지 못했던 사진들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감정이 극도로 치달라서
전남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올 거란 생각은 못했다.
네이버 이메일은 수신확인이 가능해서
상대방이 읽었는지 알 수가 있다.
상대방은 3시간 만에 이메일을 수신하였지만
답장은 없었다.
다음날 궁금해서 이메일을 열어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메일이 도착했다.
나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소리와
슬픔과 함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20대의 나의 풋풋한 시절을 기억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라 그런 건지. 아니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는 알 수가 없다.
12년의 시간을 단칼에 자르지 못하는 나의 미련일지도 모르니까.
처음엔 상대방만 원망했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피해자이고
내가 제일 억울한 사람이고 내가 제일 힘든 사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나 자신을 객관화하여 볼 수 있었다.
상대방에게 매번 잘못을 지적하면서
나 또한, 상처를 많이 줬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였다.
이런 감정이 들수록
나는 나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나는 깊은 동굴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아는 언니가 그랬다.
알고는 있다.
근데 이메일을 받는 순간, 그리고 지금도
마음이 아프고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상처 줬던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인 건지
상처받았던 과거의 나를 회상하는 건지
난 아직도 이별에 있어선 관대하지 않고
아직도 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인가
언제쯤 상대방이 떠올랐을 때 아무런 감정이 없을까..
12년 세월이 참 야속하다.
난 인간 로봇이고 싶다.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흰머리가 많이 자랐다..
다이소에서 구매한 500원짜리 핀셋으로
서로의 흰머리를 뽑아주며, 일상 이야기를 하면서
미래를 함께 꿈꿔왔으니까
이젠 흰머리도 뽑아줄 그 누구도 곁에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