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탐정 권두칠
“당신이… 정말 구해냈다고요? 유나를요?”
형사과의 젊은 수사관 박진우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칠을 바라봤다.
권두칠은 아무 대답 없이, 손등의 상처를 가만히 쓸었다.
밤마다 얼얼해지는 상처.
그건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어딘가에서 끌려온 것처럼 생겨난 자국이었다.
병원 복도.
유나는 치료실 안에서 검사를 받고 있었다.
의사들은 기적처럼 말했지만,
두칠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복도 끝.
한쪽 벽에 오래된 불이 꺼진 CCTV가 있었다.
그런데… 분명 꺼져 있는 화면 속에, 희미한 그림자 하나가 떠 있었다.
흰 옷을 입은 여자.
복도 끝에 서서, 병실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 없었다.
머리카락만 길게 늘어졌고, 발이 보이지 않았다.
“진우야.”
“예, 선생님?”
“지금 저 복도 끝, 아무도 안 서 있지?”
“…네. 아무도 없습니다.”
두칠은 다시 CCTV를 바라봤다.
화면 속의 여자는,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다.
그날 밤.
두칠은 병원 간이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려 했다.
하지만 누군가 복도에서 “찰박… 찰박…” 걷는 소리가 들려왔다.
맨발.
병원 슬리퍼도 아닌,
맨발이 젖은 듯한 소리.
그는 몸을 일으켜 병실 문을 열었다.
복도.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물기가 남아 있었다.
젖은 발자국이 병실 앞까지 찍혀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유나의 병실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던 간호사가 소리쳤다.
“어제 새벽 3시 12분… 누가 문을 열었어요.”
모두가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 속.
병실 문이 스르르 열리고,
흰 옷의 여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침대 맡에서,
유나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유나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자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니?”
두칠의 질문에 유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 아저씨가 아직 안 끝났대요.”
“… 누구?”
“그림자요.
진짜 아저씨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대요.”
그 순간, 두칠의 머릿속에
장명호의 수첩 마지막 페이지가 떠올랐다.
「귀신은 두 겹이다.
첫 번째는 기억,
두 번째는 '그림자'」
그림자가 남아 있다는 건…
박형섭도, 끝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자를 누군가가 다시 풀어놓고 있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