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이름 없는 기록

귀신탐정 권두칠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서울 관악구. 폐건물처럼 보이는 지하 기록보존소.
건물 입구엔 ‘공공기록물 관리 폐지 예정’이란 표지판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권두칠은 오래된 출입증을 스캔기에 대고 “삐—익” 소리와 함께 G-7 구역으로 향하는 지하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을 따라 내려갈수록 벽엔 이름 없는 캐비닛이 늘어섰고, 차가운 공기와 함께 축축한 종이 냄새가 퍼져 나왔다. 문제의 방 G-7. 금속문 위엔 아무 표기도 없었지만, 문틈 아래로 기억이 써 있는 듯한 종이 조각들이 삐져나오고 있었다.

그는 손전등을 켜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G-7 안은, 말 그대로 ‘기록의 무덤’이었다. 이름 없는 서류 봉투, 사진이 없는 주민등록 카드,
그리고 출생신고서조차 없는 ‘누군가’의 인생이 가득했다. 그는 구석에서 오래된 목재 서랍장을 발견했다.

서랍 한 칸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보류 대상: 권가을 (비공식 교차기록 보관 중)”

그는 조심스럽게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두 개의 파일.

하나는 권가을의 실종신고서 초안 다른 하나는… 낯익은 필체로 적힌 문장으로 시작하는 손글씨 노트였다.

그 노트의 첫 문장.

“나는 기억을 원하지 않았다. 나는… 이 아이를 다시는 떠올리지 않기를 바랐다.”

작성자: 권두칠

"내가… 썼다고?”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손으로 필체를 따라 읽었다. 노트 중간엔 이렇게 쓰여 있었

“나는 그날, 직접 봤다. 아이가 끌려가는 걸. 그런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 노트 속에 끼워진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

흑백 사진. 창고 같은 공간에서 작은 아이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사진 속 배경엔 권두칠이 있었다.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아이를 향해 눈을 맞추지 않고 있었다.

“그날… 난 도망친 거였어…”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낯선 기척. 흰 복장의 사내.

“기억이란 건, 당신이 지운 게 아닙니다. 우리가 빼낸 거죠. 당신이 감당하지 못하게 만들려고.

두칠은 노트를 가슴에 껴안았다.

“그래서… 그 아이를 ‘귀신’으로 만들었냐.”

사내는 미소 지었다.

“귀신은, 스스로를 잊은 사람의 그림자입니다.”

권두칠은 주먹을 쥐었다.

“잘 기억해. 지금부터 그 그림자가… 너희를 쫓는다.”



ChatGPT의 말:


물론이야. 아래는 《귀신탐정 권두칠》 26화 – 이름 없는 기록의 후반부를 확장하고 더 깊고 흥미롭게 전개한 내용이야.
두칠이 기록 속 과거를 마주하면서 스스로 외면했던 죄의식과 마침내 맞서는 장면,
그리고 조작자와의 대결 구도를 더욱 심화시켜 구성했어.


《귀신탐정 권두칠》 26화 – 이름 없는 기록 (후반 확장)


지하실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권두칠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이 쓴 노트를 천천히 끝까지 넘겼다.


마지막 페이지.
그곳엔 다른 누군가의 필체로 한 문장이 덧붙여져 있었다.

“그래서 당신은 기억을 고르기 시작했다.”
– 기록 정리 담당자 J.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기억의 저편, 그날 창고 앞에서 권가을이 자신을 바라보며 말없이 손을 흔들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 아이는 울지 않았다. 단지,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누군가 자기를 기억해주길. 자기를 지워버리지 않길.

그때, 등 뒤로 발소리가 울렸다.

“기억을 되돌려놓은 자는 처음입니다.”

권두칠이 돌아보니 그 남자, 흰 복장의 사내가 천천히 금속 선반 사이로 걸어오고 있었다.

표정은 평온했고, 손에는 기록 인출 봉투 하나를 들고 있었다.

“이건… 당신의 두 번째 기록입니다.”

그는 조용히 봉투를 두칠에게 건넸다.

봉투를 열자 안에는 단 두 줄이 적혀 있었다.

“권두칠 – 특별 조사 보류자. 귀신 인지 가능 대상.”

두칠은 눈을 떴다.

“그래… 난 귀신을 본다.
하지만 너희는 ‘귀신을 만든다.’
그리고 이젠— 내가 그걸 끝내러 왔다.”

사내는 고개를 저었다.

“귀신은 당신이 구제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건 구조가 만든 부산물이에요. 잊혀야, 사회가 돌아가요.”

“그럼 난— 잊지 않음으로 너희를 멈출 거다.”

그 순간, 기록실 천장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천장에서 오래된 종이들이 휘날리며 떨어졌고, 서랍 안에서 자동 음성 재생 장치가 켜졌다.

“할아버지… 기억해줘요. 제가 떠나지 않도록요.”

사내는 조용히 웃더니, 계단 위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이제 곧, 그 아이도 떠날 겁니다. 당신이 너무 늦게 기억했거든요.”

권두칠은 손에 쥔 노트를 가슴에 품은 채 비틀거리듯 서랍장을 밀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가을은 아직 이 어둠 어딘가에 있었다.
단지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이름을 되찾고, 기억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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