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엘리베이터의 괴담

귀신탐정 권두칠

"삐그덕, 찌그덕… 삐리리리."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는 마치 몸부림치는 괴물 같았다. ‘금성맨션 1동’. 철제 외관, 꺾인 복도, 덜컹거리는 창틀. 그야말로 괴담이 살기 좋은 집이었다.

권두칠은 수첩을 넘기며 입으로 중얼거렸다.

“4층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고 14층까지 간다? 그런데 14층은 존재하지 않아? 이거 재밌는데…”

의뢰인은 402호에 사는 대학생이었다. “밤마다 이상한 사람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저를 쳐다봐요… 근데 CCTV엔 아무것도 안 찍혀 있어요.”

그 말 한마디에 두칠의 눈이 반짝였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군.”

권두칠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낡은 버튼을 꾹 누르자, 문이 덜컹 열렸다. 안은 좁고 눅눅했다. 그는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혼자 탔다. 그리고 4층 버튼을 눌렀다.

‘띠–’

그 순간, 4층 램프가 켜졌지만 엘리베이터는 곧바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응? 이게 왜?”

‘지하 1층’

문이 열렸다. 곰팡이 냄새와 싸한 기운이 밀려왔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다시 4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더니, 이번엔 5층에서 ‘땡’ 하고 멈췄다.

문이 열리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머리는 젖어 있었고, 입술은 잿빛. 그녀는 가만히 두칠을 바라봤다.

“타시렵니까?”

두칠이 묻자, 여자는 고개만 천천히 끄덕였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4층을 건너뛰고 7층으로 올라갔다.

여자는 내리지 않았다.

“혹시… 4층 가십니까?”

여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눈동자엔 동공이 없었다.

“…어어… 실례지만, 혹시 귀신이면 지금 말해주는 게 좋을 텐데요.”

그 말에 여자는 작게 입을 열었다.

“당신… 거울 속에서 나를 봤지…?”

“아이고야… 또 거울이냐?!”

두칠은 반사적으로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동시에 여자의 형체가 서서히 흐려지며 뒤로 밀렸다.

“왜, 왜 또 나타난 건데?!”

엘리베이터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갑자기 정지했다. 층수는 표시되지 않았다.

두칠은 재빨리 호주머니에서 손바닥만 한 부적을 꺼냈다. 그건 예전에 거울 사건 이후 새로 만든 ‘엘리베이터 전용 귀신 퇴치 부적’이었다.

“너, 혹시 4층 귀신 맞지? 예전부터 이상했어, 한국 아파트에 4층이 없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거든!”

그는 부적을 엘리베이터 버튼에 붙였다. 버튼이 반짝이더니, 삐— 소리와 함께 여자의 형체가 삭 사라졌다.

“어디선가 본 듯한 귀신이었다니까… 분명 저번 거울 속에서 봤던 애야.”

엘리베이터는 다시 움직였고, 이번엔 조용히 4층에 멈췄다. 문이 열렸다.

402호 앞에서 학생이 고개를 내밀었다.

“탐정님… 어떻게 됐어요?”

두칠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

“됐어. 이제 아무도 너를 엘리베이터에서 쳐다보지 않을 거야. 대신— 너도 거울은 멀리 해라. 요즘 귀신들이, 단체로 거울 동호회라도 하는 모양이야.”

그날 이후, 금성맨션 1동 4층엔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가끔 엘리베이터 거울에 낯선 여자의 흔적이 찍히곤 했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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