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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줍으러 떠날 가치는 있을까?

동키에게 근근이 매달린 거리 철학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이건 낭만을 위한 짱돌이 내미는 조언이다.

분명 새겨 들어라. 우리는 좀 낭만스러웠으면 좋겠다. 비록 아스팔트 천지에 아파트나 빌딩 속에 숨는 신세지만 말이다. 계절이 지나고 급히 세월이 지나면 우리도 낙엽처럼 늙고 허약해 갈 것이다.

오늘은 낭만 찾으러 골목을 걷다가 낡은 벽그림 하나를 마주 보았다. 고래 그림이다.

고래를 잡는 아이(그림 윤기경)

나는 마침 마음속에서 낚시하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자 서해로."

나이는 들어도 마음은 도로 젊어 간다. 가을이면 더 그런 걸. 가로수를 따라 내 달린다. 쭈욱 가면 우리는 어쩌면 넓은 바다를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대낙 하나 메었다. 주머니에는 알토란 같은 지폐 몇 장. 그건 그저 차비와 소주 한 병의 삯이다. 나는 그래도 좋다. 로시난테는 없지만, 버스는 찰 수 있는 돈키호테. 딱 인천부두까지만 가자. 거기서 소주 한 병 사고 바닷가 자리를 찾으리라. 아 미끼가 없다. 그래도 좋다.

낭만 따러 가는 아이(그림 윤기경)

- 낭만 줍으러 -

낚시하고 싶다

에누리 없는 찌를 던지고,

뽀글뽀글 라면에 계란 대신

텅 빈 고독 넣으면,

물밑 송사리도

출장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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