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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하는 선생님

엉뚱한 아이가 신나게 사는 별 - 6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잠시 학교에서 일을 봐줄 때 일이었죠.

나는 그동안 한결 친숙해졌던 아이들이 요정처럼 생각되었어요.


아이들은 학교가 재미있던 모양입니다.

지우나 서희도 그중 가장 재미있어 보였죠.

준용이는 오늘도 돈키호테처럼 혼자 놀고 있어요.


학교 입구에 놓았던 화분들 속에서 국화가 샛노란 물감에 흠뻑 젖었어요.

그곳으로 요정 같은 아이들이 등교를 서둘렀어요.

“안녕!”

“안녕하세요?”

예전보다 훨씬 밝은 인사를 나누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오늘도 신나는 학교생활이 예견되었죠.


“벌써 밥을 먹은 거야?”

“아니요. 배가 아파요.”

서희가 얼굴을 찌푸리며 다가왔어요.

점심시간인데, 아이가 길을 잃은 것처럼 불안했어요.

“보건실에 같이 갈까?”

“가도 소용없어요.”

점심시간이라서 보건실 선생님도 식사하신다고 서희가 말했어요.


전에 지우가 아팠을 때, 보건실에 데려갔을 때가 생각났어요.

그때는 보건실 선생님이 수업 들어갔다고 했었죠.

그래서 교감 선생님께 말씀드렸죠.

“아이가 아픈데 어떻게 하죠?”

오늘도 그럴 요양으로 교감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했어요.

그러면 혹여 서희를 데리고 근처 병원에 데려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오늘도 아이들이 등교하고 있어요.

“안녕, 괜찮아?”

“네. 다 나았어요.”

서희는 나를 보고 활짝 웃어 주었어요.

“고맙다.”

“왜 선생님이 고마워하세요?”

“네가 나았으니까 고맙지.”

그리고 다시 다른 아이와 아침 인사를 하는데, 누군가 다가왔어요.


보건실 선생님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순간 어제까지 미워했던 선생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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