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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룡선생의 실종

낙타를 타고 도심을 가다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지만, 그는 갈 길을 잃었다.

태공 씨는 호흡기 질환에서 오는 공포 때문에 도심 속에서의 삶이 여간 피곤했던 게 아니다.

앞선 화두조차 "무엇 때문에 사는가?"로 바뀔 정도다. 그는 그만큼씩 병들어 간다는 걸 느꼈다.

죽은 나무 뿌리에서 나오는 생명력(사진 윤기경)

산다는 게 진부하다는 건 아니다.

태공 씨가 그렇게 찾고 헤매이 지렁이는 눈 씻고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 지렁이는 없는 걸까?

하기는 누가 지렁이의 실종을 알까?

그보다는 우주로 쏘아 올릴 과학이 더 훨씬 재미나고 흥분될 일이다.

아이들을 위한 미래(출처 하늘초)

지렁이가 보물인 줄은 아는가?

먼 훗날의 사람들에게 지렁이는 필수적으로 건네 야할 생명체임이 분명하다.

그가 없다면 인류는 소멸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스팔트로 도배를 한 서울도심.

건강한 사람들이 남아 있을 수 없다.

토양이 줄고 그나마 있던 흙 속은 시꺼멓게 썩어갈 것이다. 지렁이가 제 똥으로 만들었던 비옥한 땅은 사라질 게 뻔하다.

흙을 파고드는 듯(사진 윤기경)

지렁이가 없다면, 토양 전체가 아스팔트보다 딴딴해질 거다.

사람들이 밟는 땅은 존재의 의미조차 없어질 것이다. 우리 미래는 지렁이에 달려있다고 봐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쓰레기를 분해하고 토양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지렁이.

그들의 아름다운 존재강을 체득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사라지면 우리들 안전장치에 비상벨이 울릴 게 당연한 사실이다.

"지렁이를 수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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