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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어떻게 막을까

"임대차 사기열전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뭔 얘기여?"

"그걸 몰랐어?"

"워낙 주인이 좋아 보여서."

"이봐. 험악하고 못생긴 코끼리들은 사기를 치지 못해."

"그런가?"

"사기는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의 전유물이거든."

친구는 이제집을 얻을 돈도 없다. 아니, 끼니도 해결하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 홀연단신 살아온 터라, 이번 전세사기로 한 푼도 없이 굶어 죽기에 이르렀다.

사기꾼을 기관에 신고했으나, 수사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돈도 찾지 못하고 경매로 넘어간 건물에서 두문불출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사기 사건에 대한 범죄 수사나 법원의 판결은 오히려 가해자에게 관용적이었다. 이러한 모양새는 착한 친구를 괴롭혔다. 얼마 전부터 친구로부터 소식이 끊겼다. 찾을 방법이 없었다.

"찾을 방법이 없을까요?"

"좋은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없는 세상이거든."

부동산 사장은 혀를 끌끌 찼다. 그나마 평소 그 친구의 어려움을 도와주었던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몇 번 연통을 줬지만."

그 친구는 다른 일 때문에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전세 등기는커녕 확정일자도 받지 못한 건 당연한 일이다. 최소한의 피해로부터 임차인이 스스로 본인의 임차권을 보호할 수 있는 확정일자와 전세권 설정등기 제도가 있다.

누구 간을 먹나(그림 윤기경)

최근 들어 전국을 강타한 전세사기. 그 사기범은 왜 횡행하는가? 그에 대한 답은 이외에 있다. 우리 사회가 유달리 사기범에 대해 무한한 관용을 베푼다는데 있다.

기껏 사기꾼을 법정에 세우면, 판사는 초범이니 반성하는 태도 운운하며 집행유예나 미미한 형을 선고하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에 사기범죄가 횡행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기꾼 최 씨가 함박 미소로 세상을 비웃는 모습이 뉴스 화면에 가득 찼다.

"세상 자체가 사기야."

그의 눈빛은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세상을 믿을 수 없다. 최소한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확정일자>

누구나 아는 내용이겠지만, 주택을 임차할 경우 전입신고와 함께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이는 확정일자이다. 전세사기에 대한 최소한의 불이익을 없애는 방법 중의 하나다.

경매나 여타의 방식으로 주택이 넘어갈 경우 해당 법원에서 임차인에 대해 임차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데, 확정일자는 필수다.

전입신고 시 임대차 계약서를 지참해 주소지 동 주민센터에 제출하면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다.


<전세권설정등기>

정부가 임차인의 의도치 않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내놓은 전세등기는 허울만 좋은 제도이다.

임대인은 당연하다는 듯 임차인의 등기요청을 묵살하기 십상이다. 이유불문하고 등기를 원하면 다른 곳에 가라고 한다. 임차인은 발길을 돌릴 수도 없다.

따라서 전세권 설정등기의 경우,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세권 설정등기를 의무화해야 한다. 둘째, 전세권 설정등기를 위한 소요경비를 완화 또는 전면 무료로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전출자와 새로운 전입자를 위해 전세권의 유예기간을 법제화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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