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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을 부르는 관료주의

법 seen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돈 받았어?"

"무슨 돈?"

"새댁은 몰랐어?"

"뭘 모른다는 거죠?"

"출산장려금 말이야."

지역마다 다르지만, 자녀 하나냐 둘이냐 다둥이냐에 따라 준다는 돈.

새댁은 왠지 그것이 무슨 인신매매처럼 들려서 소름이 끼쳤다.

그것도 수도냐 농촌이냐에 따라 아이들에게 매겨지는 돈이 다르다고 하니 더 끔찍스러웠다.

"반지하에 살던 민석이네가 둘이나 더 낳다는 게 그것 때문이에요?"

"꼭 그런 건 아니지."

"어쩐지 기를 쓰는 거 같더라고요."

"아이들 보육비는 물론 대학 때까지 등록금을 무상으로 지급하겠다는 지역도 있대."

"그럼, 민석이네 이사 간다는 게?"

하지만, 그 이사 간다는 지역은 최근 아동성범죄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했다. 더구나, 인접지역에서는 전대미문의 전세사기범이 출현했다는 곳이기도 했다.

간사한 아침(그림 윤기경)

-2-


"아! 그러고 보니, 거기는 밤길이 어둡던데."

"그래? 그 집은 어린 여동생이 같이 있는 걸로 아는데."

"뉴스 못 들었어?"

"무슨?"

"여고생 납치 성폭행 사건 말이야."

"그게 거기서 일어난 사건이었어?"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가해자는 고의가 아니며, 술에 만취한 상태라고 떠들고 다녔다. 1심은 3년, 2심은 1년이었다. 판사는 가해자가 반성문을 썼고 자기 잘못을 깨우치고 있다고 하며 형량을 감형시킨 거다.

"그럼, 그 여학생은 어떻게 됐대?"

"이사 갔대. 어디 먼 지방으로 갔다던데."

"뭔 피해자가 귀양 가는 거야?"

아줌마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판사를 욕했다.

"제 딸이 그랬으면 그렇게 선고했겠어?"

"왜 반성문을 판사한테 줘?"

"그러게. 그 여학생은 용서도 안 했는데 말이야."

누가 누구인가(그림 ㅇㄷᆢㄴ기경)


-3-


"민석이네 도로 왔다며?"

"그러게. 뭐 애 낳아 봤자."

"왜?"

"애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겠어?"

두 아주머니는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며, 새우깡을 씹었다. 그리고 멀리서 다가오는 민석이네 식구를 맞는 중이었다.

"그냥 있는 애나 잘 키우자고."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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