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걱정의 정도가 지나치면 병적인 지역 차별에 혼돈을 일으키게도 된다. 정말 엄마는 많은 호남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하셨다.
정말 호남 사람이 그럴까
아니다. 정작 엄마를 힘들게 한 건 고향사람이었다. 단지 고향사람이기 때문에 눈 감아준 탓이다.
지역차별은 상호 싸움에 앞서 국가를 병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건 다양한 문제점을 낳게 되었다. 왜 우리는 서로를 조소하고 깔봐야 하는가?
임진년의 왜란도 그랬고 병자호란 당시에도 우리 조상은 서로를 헐뜯었다.
구한말에는 그런 내분이 국란 그리고 망국에 이르는 절차를 밟아 왔었다.
상호의 신뢰란 작은 것부터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는 것부터 시작하라. 그러면 문제없다. 엄마는 예전에 내게 쓴 말을 하는 친구와 사귀라고 하셨다.
얼마 안 되어 그런 조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대다수 쓴 말을 뱉어서 나와 적이 되려는 사람은 없었다. 가끔 그런 사람을 만나면 미워하고 기분 나빠하게 되는 터였다. 그리고 자기의 이익만을 탐구하는 사람은 멀리 하라 하셨다. 그를 구별하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넌 쉽게 속을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나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신조를 내건 것을 익히 알고 계시는 엄마는 눈을 감으시는 그날까지 부지런히 내 손을 꼭 잡으며 눈길로 말씀하셨던 터였다.
"부디 행복해라 우리 아들!"
끝없이 작은 것부터 신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 발걸음이 가엾어 보여 그러셨는지 모르는 일이다.
불의가 처벌받는다는 진리를
주변에 사기꾼들이 많아졌을 때가 있었다. 제대 후 첫 직장을 가진 내게 1990년 동창생이라며 찾아온 사내가 있었다. 청도에서 올라왔는데 차비가 떨어졌다고 하길래 당시 거금 오만 원을 선 듯 내밀었다. 집에 도착하면 꼭 갚겠다며 계좌번호까지 가져간 녀석은 삼십 년이 넘어서도 소식한 줄 없다.
현역시절 졸병이었던 친구가 찾아와 급전이 필요하다며 오십만 원을 가져가고선 한 달 차용기간을 넘어 육 개월을 넘겨 갚은 일이 있었다. 나의 집요한 강요에 걸인한테 내준 돈은 그냥 오십만 원이었다. 나라면 미안해서라도 일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라도 더 건넸을 터인데 말이디.
그런 친구들은 많았다.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다고 하지만 "친하면 조심하라" 하시던 엄마의 무게를 느꼈다.
유혹(그림 윤기경)
사소함이 커다란 피해로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사기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미안해할 줄 알고 가끔씩 내어줄 줄 안다. 하지만 사기꾼들은 다르다.
필요 이상의 친절을 베푼다? 평소 자기만의 잇권을 챙긴다? 맘에 없는 듯한 많은 말을 느끼게 한다? 권력이나 감투를 제시한다? 부자가 되게 해 준다? 생각 외의 수혜가 있는 시스템을 안내해 준다?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사기꾼들에게 당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수 있다.
금전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금단 현상이 일어나면서 극단적인 선택도 사양치 않은 것이다.
부디 믿음직한 남성들이여! 사기꾼들을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제압해 주소서.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사기꾼들에게 당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수 있다. 금전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금단 현상이 일어나면서 극단적인 선택도 사양치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