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03 여름방학[부제: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다낭)
에어컨이 없이는 못 지낼 것 같은 무더위에 한 손에는 시원한 얼음이 가득한 텀블러가 떨어지지 않는다. 여름이 이제야 반겨주는 것만 같다. 쏟아지는 아침잠을 이겨내기 위해 시원하게 탄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는 이 시간의 여유로움이 너무 좋다. 아침 일찍 부지런하게 챙기고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내 일주일 간의 여름휴가가 오늘부터 시작이기에 즐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늦잠 자는 게 아까울 정도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커피를 반쯤 마시고 있었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오늘부터 학교 안 나가도 되는 거네? 신난다!!" - 우리 집 1호
"형아! 우리 오늘부터 머 할까? 티브이 볼까?" - 우리 집 2호
형제들의 대화소리를 듣고 나의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동시에 너희들의 여름방학도 시작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잠시 내 시간을 가지며 커피를 즐겨보자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형제들의 대화는 들리지 않는다 생각하며 마셔보지만 "엄마 배고파 토스트 해줘요" 하는 2호의 말에 남은 커피는 꿀꺽 마시고 계란을 풀고 오일을 두르고 빵을 굽고 있는 내 모습이다.
"형아~ 아침에 일어나서 옷 안 갈아입어도 되니깐 너무 좋다!" - 우리 집 2호
"아닌데 형아는 누워있으니깐 좋은데" - 우리 집 1호
형제들도 학교를 안 간다고 하니 저리도 신이 난 모습인데 함께 하는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즐겁게 지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토스트를 구워 아침으로 형제들과 먹으며 내일부터 5일간 해외여행에 갈 이야기를 나누었다. 형제들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보고 친정식구들도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이기에 나도 많이 설렘이 가득했다. 한국에서는 망고가 많이 비싸 많이 못 먹었는데 꼭 다낭으로 여행을 떠나면 망고도 많이 먹고 열대과일을 많이 먹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여행에는 할아버지, 사위들을 빼고 모녀와 손자들만 떠나기로 했다. 우리 친정에는 아들이 없는 딸만 셋이 있다. 딸들은 아들만 줄줄 낳아 손자가 4명에 동생들이 임신을 하여 뱃속에 있는 아가들도 남자조카이다. 이 조합으로 함께 하는 여행이다. 모이면 시끄럽고 안 모여도 시끄러운 친정집 식구들, 이번 여행도 시끌벅적하며 다이나믹한 여행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을 신랑이 걱정되어 하루종일 빨래, 청소, 밑반찬을 만들어본다. 5일 있다가 돌아 올 집인데 해도 해도 불안하여 주방부터 거실, 화장실, 안방을 천천히 둘러본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책장 속 들, 갔다 와서 정리해도 되는데 눈에 한번 들어오니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에 다 꺼내어 하나씩 닦고 정리를 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우리 집 신랑은 "짐은 다 챙겼어? 빼먹은 거 없는지 그거부터 챙기고 집 청소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짐 챙기는 게 우선일 거 같아" 하며 멈추라고 하지만 한번 시작한 건 끝까지 해야겠다는 못난 성격에 집에 있던 책꽂이를 닦고 책도 일렬로 정리했다. 중간중간 저녁도 준비하고 설거지도 하니 시간이 11시가 넘어갔다. 시간이 이렇게 흐른 줄 모르고 챙기다 만 캐리어를 꺼내와 다시 다 꺼내어 하나씩 체크하며 짐을 챙긴다. 보고 있던 우리 집 신랑은 "에휴 아까부터 하라고 말해주었는데 내일 피곤하겠네" 하며 잠자러 들어간다. 도와줄 줄 알았는데 잠을 자러 방 안에 들어가니 당황하였다. 나도 빨리 짐을 챙기고 눈을 붙여야지 하며 짐도 간단히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커다란 캐리어는 꽉꽉 차버렸다. 짐을 챙기고 나니 새벽 3시 30분, 이젠 정말 자야지 하면서도 잠이 오지 않아 다낭에는 무엇이 있을까? 살펴보다가 아침이 돼버렸다.
아침에서 일어난 형제들은 해외여행에 간다고 비행기를 오래 탄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형아~ 우리 이어폰 챙겼어?" - 우리 집 2호
"챙겼지~ 준아 보조배터리는 챙겼지? 형아는 아까 챙겼는데" - 우리 집 1호
"아니? 나도 챙겨야겠다. 형아 어디 있었어? 여기 있네! 이어폰이랑 같이 놔야지" - 우리 집 2호
이어폰은 늦게 접해주고 싶었지만 비행기 안에서 소리를 킬 수 없기에 준비를 해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며 자신들의 가방에 스스로 챙기기도 하고 설레는지 말하지 않아도 씻고 옷까지 입고 기다리고 있는다. 손자와 딸을 데리러 와주신 할아버지 차를 타고 할머니와 함께 공항으로 떠난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도 할머니에게 신난 기분들을 설명하는 형제들에게 말해보았다. 부디 여행하는 내내 이 마음, 이 기분으로 지내달라고 즐거운 여행으로 마무리를 해보자고 말하며 안전도 조심! 건강도 조심! 하며 여자 넷과 손자 넷이 함께 떠나는 첫 해외여행을 출발해 본다. 떠나기 전 신랑에게 집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더니 걱정 말라며 떠나간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되어 있을 거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