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유섭 Jun 30. 2022

고졸과 서울대 - 김유섭

    나는 고등학교를 4년이나 다녀서 겨우 졸업한 고졸이다.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돌대가리였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내 아이큐가 아마도 돌고래 비슷할 거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간 두뇌 평가방식으로 그냥 돌대가리다. 이런 고졸 돌대가리인 내가 “이상 오감도”를 해석했다고 하니, 특히 서울대 나온 교수들이 기분 나쁜 거 같았다. 저런 고졸놈이 뭘 안다고 누구도 해석해내지 못한 천재 이상의 오감도를 해석했다니 웃기는 소리다. 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리고 내 나이가 올해 63세다. 1960년 생이다. 저렇게 늙어빠진 고졸 돌대가리가 오감도를 해석했다고? 젊은 연구자 학자들이 코웃음을 치는 듯했다.

  나는 그들이 코웃음을 치든, 조롱하든, 상관없었지만 “이상 오감도 해석”을 책으로 내고 합당한 평가를 받는 데는 큰 장벽으로 다가왔다. 내가 모르고 있었던 서울대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니 서울대가 어떤 편견과 착각에 빠져있는지를 절실하게 느꼈다. 서울대 나온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머리가 좋고 똑똑한 사람이고 따라서 서울대 나온 사람이 시를 해석하면 그것이 진리이고 누구도 의문조차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서울대 나온 사람들의 생각이면서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대한민국에서 63년을 살아온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서울대 나온 지인이 내게 말해주었다. 서울대는 크렘린입니다. 또 어떤 대학 교수님은 부딪쳐 싸워서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서울대의 이런 편견과 착각은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나는 돌대가리지만 서울대는 멀쩡한 학생들을(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극치의 교만으로 세뇌하는 멸망의 수용소라고 생각한다.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오늘부터 이상의 오감도가 얼마나 재미있고 격렬한 민족시인지 돌대가리인 내가 극치의 교만과 착각에게 한 수씩 가르쳐 주겠다. 물론 페친님들께는 우러러 받치는 글이기도 하다.   

       

“앵무는 포유류에 속하느니라”

오감도 시제6호 부분-    

 

  이상이 앵무는 포유류에 속한다고 한다. 앵무는 조류인데, 더구나 포유류라고 하더라도 그냥 포유류이어야 한다. 가령 개는 포유류다. 돼지는 포유류다. 라고 분류하지 개는 포유류에 속한다. 또는 돼지는 포유류에 속한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 포유류에 속한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있다! 오직 하나, 이상이 쓴 문장대로 포유류에 속하는 것이 단 하나 있다. 이것을 극치의 교만과 착각은 90년이 넘도록 머리카락 뽑아대면서 연구실에 틀어박혀 연구했지만, 모른다. 하지만 페친님들은 이미 아실 것이다.

  “짐승”이다. 

  짐승은 사전적 의미로 ‘1. 몸에 털이 나고 네 발을 가진 동물. 2. 사람이 아닌 동물을 이르는 말. 3. 매우 잔인하거나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짐승을 포유류에 속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즉 “앵무는 포유류에 속하느니라”는 ‘제국주의 일본은 짐승이다.’라는 의미이다. 이상의 번뜩이는 조롱이다. 이것을 극치의 교만과 착각들만 모른다.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은 자아 비판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