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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Jul 11. 2022

6.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21세기 게임 오감도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와 시인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21세기 게임 오감도> 

    

“익은불서(翼殷不逝)   목대불도(目大不覩)”

         -오감도 시제5호, 부분-   

  

  장자의 산목편에 나오는 말이기도 한 “익은불서 목대불도”는 1934년 7월 28일자 조선 중앙일보 오감도 원본을 보면 다른 글자보다 크게 인쇄되어 있다. 이상 시작법의 특징 중에 하나인 시각상징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도적으로 글자를 크게 쓴 것은 “익은불서 목대불도”를 강조하면서 시제5호의 주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익은불서 목대불도”는 “날개는 커도 날지 못하고 눈은 커도 보지 못한다”는 의미인데 붙어있는 앞뒤 행으로 이 문장이 상징이라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문장을 상징으로 사용한 것이다.

  앞행 “某後左右를除하는唯一의痕跡에잇서서”와 뒤행 “胖矮小形의神의眼前에我前落傷한故事를有함.”는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이다. 이것을 필자의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 풀이로 풀어 해석하면 앞행은 ‘한 왕조의 기틀을 없앤 오직 하나의 흔적’이다. 그리고 뒤행은 ‘반동가리 왜놈 하찮은 꼬락서니 왜왕 눈앞에서 조선 민족이 소멸하고 죽어 근심한 과거의 일이 있다.’이다.

     

  이러한 두 행 사이에 들어있는 “익은불서 목대불도”는 날개가 커도 날지 못하고 눈이 커도 보지 못하는 실패한 강제 한일합방을 상징한다.  즉 한 왕조의 기틀을 없앤 오직 하나의 흔적이 날개가 커도 날지 못하고 눈이 커도 보지 못하는 괴물에 불과한 실패한 강제 한일합방이고 그것은 반동가리 왜놈 하찮은 꼬락서니 왜왕 눈앞에서 조선 민족이 소멸하고 죽어 근심한 과거의 일이라는 것이다. 이상은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서 시각상징으로 보충해서 다시 친절하게 설명한다.          

  

{사각형 그림을 불러올 수 없네요}

       -오감도 시제5호, 부분- 

    

  위 사각형 그림을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자궁이라는 등, 그림으로만 보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림 형식의 문장이다. 즉 그림을 문장으로 바꿔서 해석해야 한다. 앞서와는 또 다른 방식이다. 이러한 이상의 발상이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이미 페친들은 문장으로 바꿔서 읽고 계시리라 믿는다.


  완성되지 않은 사각형이다. 사각형을 완성 시키려던 화살표 두 개가 내부로 꺾어져 들어가서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반목이다. 이것은 사각형의 완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각형 그리기는 실패한 것이다. 

  정리하면 1. 완성되지 않은 사각형. 2. 서로 반목하는 두 개 화살표의 방향 3. 사각형 그리기의 실패,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각형. 이것을 앞행과 연결해서 문장으로 바꾸면, ‘강제 한일합방은 내부에서 서로 반목하는 완성되지 않은 실패한 조약이다.’라는 문장이 된다. 동시에 완성되지 않은 실패한 강제 한일합방 조약서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상의 격렬한 민족정신과 항일 투쟁정신과 함께 번뜩이는 두뇌가 경이롭다.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와 시인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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