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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Jul 18. 2022

10.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이상이 포르노 시인이란 것인가?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와 시인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포르노 시라고? -시제9호>     

  오감도 시제9호는 “총구”라는 부제목이 붙어있다. 부제목 “총구”는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다. 필자의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 풀이로 풀면 “말로 대드는 입”이다.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어 사용금지에 대한 조선 민족의 저항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의적으로 조선어 사용을 금지하는 제국주의 일본에 대항하는 방법이 총도 대포도 아닌 입이라는 참담한 무력함과 절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내 소화기관에 묵직한 총신을 늣기고 내 다므른 입에 매근매근한 총구를 늣긴다.

-오감도 시제9호, 부분-    

 

  위 진술을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남성 자위행위로 해석한다. “쏘아라” “쏘으리로다” 등의 진술을 이어붙여 남성 자위행위 사정의 순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상이 포르노 시인이라는 것인가? 

  이상은 입이 총구이고 소화기관을 총신이라고 진술한다. 그런데 총구와 총신만 있는 총은 없다. 총은 격발지점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위 진술은 총의 격발지점 즉 방아쇠를 당겨 총을 쏘는 지점은 소화기관의 끝인 항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친절하게 입은 총구이고 소화기관이 총신이고 항문이 격발지점인 총이라고 이상이 설명해주는 진술이다. 이는 조선어 사용금지를 강요하는 왜놈에게 똥물을 쏘아 저항하겠다는 조롱과 저주를 의미한다. 

     

  시제9호 어디에 자위행위 사정의 순간을 진술하고 있는가?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를 살펴 읽지 않는다. 이상이 진술하는 총구와 총신만으로 자위행위라고 단정한다. “쏘아라” “쏘으리로다”를 사정의 순간이라고 하는 절망의 해석을 한다. 이상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다. 이상의 진술에 숨겨진 의도를 찾아내지 못한다. 총구와 총신만 있는 총은 없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극치의 교만과 편견의 한계다.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와 시인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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