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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Jul 25. 2022

14.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신사참배 - 시제13호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와 시인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신사참배-시제13호>     


일허버린 내 두 개 팔을 나는   촉대세음으로 내   방안에 장식하야 노앗다.

         -시제13호, 부분-  

   

   시제 13호를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화자가 신체 기관들을 해체 파편화한다. 또는 시가 거의 환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등으로 해석한다. “일허버린 내 두 개 팔” 등을 근거로 한 이러한 해석은 절망적이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는 1927년에 발표되었다. 조선 민족 누구나 알 수 있는 제국주의 일본에 저항하는 민족시다. 

  그러나 이상의 저항은 다르다. 1934년 발표된 오감도는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 독립전쟁이다. 일본 왕 히로히토를 가상으로 해부 육시한다. 윤봉길의사를 화자로 등장시킨다. 이상은 시로 독립전쟁을 한 위대한 천재 민족시인이다. 오감도가 난해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일본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놀라운 천재의 시작법을 창조한 것이다. 이를 조선 민족이 알아보지 못하고 읽어내지도 못하는 것은 수치가 아닐까. 

    

  “촉대세움”은 조선 민족이 전통으로 이어오는 조상을 섬기는 제사를 의미한다. 제사상 위에 위폐와 함께 촉대 두 개를 세운다. 그래서 “일허버린 내 두 개 팔을 촉대세움”했다. 라고 한다. 즉 두 개의 촛대를 세우는 조상신을 섬기는 조선 민족 전통의 제사는 내 팔과 다르지 않은 것인데 “끈어져 떨어졌”다는 것이다. ‘끈어졌다’는 것은 조상신을 섬기는 제사를 지내는 조선 민족의 전통이 단절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팔이 잘렸다는 의미가 아님을 알려 주려는 이상의 의도된 단어 선택이다. 

  “장식”은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다. 필자의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 풀이로 풀면 ‘짐보따리로 정돈해 놓다’이다. 따라서 끈어져 떨어져 단절된 조선 민족 전통 제사를 내 방안에 짐보따리로 정돈해 놓았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런 얇다란 예의를 화초분보다도 사량스레 녁인다.

           -시제13호, 부분- 

    

  “예의”는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다. 필자의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 풀이로 풀면 ‘신을 공경하는 법도’ 즉 ‘제례’다. 따라서 “얇다란 예의”는 조상신을 섬기는 조선 민족 전통 제사를 의미한다. 조선 민족이 전통 제사를 짐보따리로 정돈해 놓은 것을 “얇다란”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비교하는 “화초분”은 왜놈들이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가꾼다는 ‘분재’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왜놈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며 섬기는 제사를 의미한다. 그것은 제국주의 일본이 조선 민족에게 강요하는 신사참배다. 

  폭압의 제국주의 일본 왜놈의 신사참배 강요로 비록 조상신을 섬기는 조선 민족 전통 제사는 짐보따리로 정돈해 놓았지만, 그래도 화자는 왜놈이 강요하는 신사참배보다는 조선 민족 전통 제사를 사랑스레 여긴다고 한다. 이것이 이상이고 이것이 오감도다. 극치의 교만과 편견은 시와 시인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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