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시작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을 보며,
우리 사회에서 IMF가 가져온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당시 대학을 다니던 나는 후배들이 집안 사정 상
군대에 가거나 휴학을 하는 후배들을 많이 보았다.
그 정도가 내가 체험한 IMF였다.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변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비정규직의 출현이었다.
취직이 어려워졌고, 그것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이 변화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전혀 알 수 없다.
우리 개개인의 역사와 전체의 역사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무를 자세히 보다 보면, 숲 전체의 모습은 알 수 없다.
나무 한 그루 잘 자라면 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숲 전체가 건강해야 나무도 제각기 자기 모습을 뽐낼 수 있는 것이다.
사소한 개미 한 마리. 벌 한 마리가 모두 소중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그것을 무시한 채.
기업인들은 자기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규직을 대거 비정규직으로 돌렸다.
교육평론가 이범의 말이다. 그는 유튜브 강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OECD 국가들 중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가장 적다고 한다.
겨우 11%.
( 스카이캐슬 현실판, 강남에서는 https://youtu.be/gCG8phfJQEY )
그렇다 보니, 취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유지하기도 어려워졌다.
쉽게 말해 기업인들이 모든 권력을 갖게 된 셈이다.
아무리 명문대를 나오고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어도
겨우 비정규직의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다.
게다가 테북과 테남으로 이루어진 강남도 출신이 다르다.
청담동을 중심으로 한 테북은 원래 부자들이고
공부를 잘 하면 좋지만 못해도 대안이 많다.
굳이 공부를 잘 할 필요는 없다.
그에 비해 대치동을 중심으로한 테남은
당대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개천에서 용이 된 전문직에 있는 사람들이다.
용에서 다시 이무기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에 올 인을 하는 것이다.
그 방법 외에는 없다.
그렇기에 그만큼 간절하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