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랜드 투어(삼티아고) - 제1일: 떠나자(1)

이탈리아, 파리 - 고대, 중세, 근대까지 종적 횡적 시공간 여행

by 노태


제1일 - 떠나자(1)


D-day 1주일 전부터 우리 집 거실에는 여행용 가방 두 개가 거실에 펼쳐져 있습니다. 생각이 날 때마다 필요한 짐을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심산이죠. 여행의 설렘이 더해지는 기쁨은 덤입니다.


2주 간의 여행인 데다 겨울인지라 캐리어에 쌓여가는 짐은 수화물 기준을 초과할 수도 있을 만큼 쌓이고 있습니다.


새벽 6시 대전정부청사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여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택시를 탑니다 몸 반만 한 캐리어 개를 가지고 아파트 입구로 내려오니 택시가 기다립니다 카카오 택시가, 스마트한 문명이, 이렇게 편합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청사 터미널 안에서 아내와 나는 물끄러미 버스 시간과 시계를 번갈아 쳐다보다 서로 말합니다.


“너무 설렜나? 추운데 이렇게 일찍 오다니 하하”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코와 카타리나 자매님이 우리처럼 커다란 캐리어 2개를 들고 도착합니다 한국도 이렇게 추운데 유럽은 얼마나 추울까 하며 서로 걱정되는 듯 얘기하지만, 표정에는 행복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버스 도착 약 분 전 5 , 마지막으로 도마씨와 까리따스 부부가 생각보다 너무 작은 캐리어 2개를 택시에서 내리며 도착합니다.


“역시, 학회며 여행이며 자주 다니는 분들은 다릅니다. 버스 시간에 딱 맞추고, 짐도 최소화네요.” 서로들 "하하하 “ ” 웃으며 버스에 탑승하기 직전.


- 아내: 앗!


- 나: 왜?


- 아내: 목베개를 놓고 왔어. 어떻게! 장거리 비행에 목베개 없으면 큰일 난단 말이야…. 짐 좀 같이 챙기지 당신은 도대체 뭐 하는데 목베개 그거 하나 안 챙겨. 소파에 놓아두었잖아. 나올 때 그거 하나 못 쳐다보고 뭐 하는 거야.


- 나: …


- 발레리아: 도대체가 항상 챙기는 건 나지. 으이구..


- 나: .......


행복한 기대감으로 파스텔톤일 것만 같던 여행의 첫 시작은 이렇게 문을 엽니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먹구름처럼. 행복한 소설 속 주인공의 암담한 미래를 암시하는 복선처럼.


버스에 타서도 발레리아는 계속 목베개의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거기서 나는 눈치도 없이 또 혼날 소리를 더합니다.


- 나: 우리 우산도 안 가져온 거 같다.


- 발레리아: 으이구!


- 나: .....


원래도 혼나지만 뭔가 아주 미안하면서도 억울하면서도 복잡한 심경입니다.


인천공항행 최상위 리무진 버스는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 같은 편안한 자리가 최고임에도 불편한 가시방석만 같습니다.


한 시간쯤 지났으려나 갑자기...


- 아내: 앗!


- 나: 헉 ( ... 이번에 또 뭐지?)


- 아내: 트래블로그 카드 놓고 왔다... 어떡해...


- 나: (앗! 반전이다. 역전이다. 이럴 때 잘 대처해야지 하며 점잖게) 아이고 이를 어째..


- 아내: 이탈리아는 어떻게 보낸다고 해도 파리는 어쩌지?


당황하는 아내를 진정시키고 ChatGPT를 켜서 폭풍 검색을 해봅니다. 이런저런 검색 끝에 공항 하나은행에서 직접 트래블로그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발레리아를 진정시킵니다.


눈앞에 있던 목베개도, 우산도 못 챙겼던 무디고 어리벙벙한 내가 위기의 순간에 스마트한 방법으로 일을 제대로 판단하고 처리하는 모습 앞에서 스스로 참 당당합니다. 어깨가 펴집니다. 더 이상 가시방석이 아니라 참으로 편안하고도 안락한 퍼스트클래스 의자를 만끽하며 인천공항으로 향합니다.


아내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습니다. 하하하!!!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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