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먹어 아직도 공부하는 삶에 대하여
그런데, 인생에서 정말 공부가 필요할까? 나는 알수가 없다. 삶 속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건 내가 생각하는 공부와 그 사람들의 공부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는 항상 내게 말씀하셨다. "너희 아버지는 빽도 없고 우리는 돈 없는 서민이기 때문에 꼭 성공해야해" 나는 그 말을 정말 굳게 믿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내가 가장 열심히 공부한 때는 중학교 때인데, 그 때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어서 중학교 첫 시험에서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었다.
그 때 나는 모종의 성취감을 느꼈었는데, 어머니는 내게 말씀하셨다. "자만하지 말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해" 나는 소위 말하는 '올백'을 맞고 어머니께서 나를 축하해주실 거라 믿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머니는 나를 더 채찍질했던 것이다. 나는 그 때 살짝 충격을 받아서 "엄마..!"하고 반응했었다. 아마 그 때 어머니의 반응에는 장단점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가 조금 더 공부를 잘하게 되거나, 아니면 공부에 흥미를 완전히 잃거나. 물론 나는 그 다음 시험에서도, 그 다음다음 시험에서도 올백을 맞지 못했다. 사실 사람이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게 첫 시험에서 올백을 맞고 전교 1등을 했던 나는, 전교 6등까지 떨어졌었다. 그 때 어머니께 참 많이 혼났던 기억이 있다. 공부를 안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나는 기댈 곳이 없었다. 선생님들조차도 나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루는 친구들과 놀다가 체육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내가 말했다. "야, 왔다." 그 말을 들은 체육 선생님께서는 당연히 화가 났고, 수업 시간 내내 나를 벌세우셨다. 그리고 마지막에 덧붙이셨다. "다 너 싫어하는 거 알지?" 나는 그 때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나를 싫어한단 말인가.
그 이후로 나는 잠자코 공부했다. 그런데 교무실에도 많이 끌려갔다. 나는 수업시간에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말씀들이 듣기 싫을 때가 많았고, 그 때마다 참을 수가 없어 반응했었다. 선생님들께서는 당연히 내가 선생님들께 대든다고 생각했었고, 나는 특히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께 많이 불려갔다. 내 기억으로 그 선생님께서는 어떤 친구를 많이 무시하는 발언들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게 아니었는데 내가 괜한 자격지심에 선생님께 반발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가족 중에 자폐를 가진 사람이 있는데, 나는 사람들이 자폐를 가진 사람에게 보통 사람과 다르게 대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마 그 선생님을 그토록 싫어했을 것이다. 약한 친구들을 '선생님'이라는 권위로 무시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었고, 친구들과 어울려야한다는 생각과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이 겹쳐 행복한 중학교 생활을 보내지 못했다. 그리고 한 체육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모두가 널 싫어한다'는 말씀 때문에 사람들을 잘 믿지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 선생님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실제 사람들이 날 싫어했는지, 나를 혼내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리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나는 내가 인생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나와 같은 길을 걷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들려주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