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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Jan 16. 2024

도대체 공부는 언제 끝날까?

서른 먹어 아직도 공부하는 삶에 대하여

제목 그대로다. 나는 아직도 공부 중이다.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공부 중일까? 부모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공부는 평생 해야해~" 그렇다. 공부는 평생해야한다. 그 공부가 정말 말그대로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일수도 있고, 인간관계에서 배우는 사회 공부일수도 있고, 삶에서 공부의 종류는 정말로 여러가지일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이제 환갑에 접어드셨는데, 새벽부터 일어나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신다. 나는 이런 아버지를 정말 존경하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생에서 정말 공부가 필요할까? 나는 알수가 없다. 삶 속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건 내가 생각하는 공부와 그 사람들의 공부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는 항상 내게 말씀하셨다. "너희 아버지는 빽도 없고 우리는 돈 없는 서민이기 때문에 꼭 성공해야해" 나는 그 말을 정말 굳게 믿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내가 가장 열심히 공부한 때는 중학교 때인데, 그 때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어서 중학교 첫 시험에서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었다.


그 때 나는 모종의 성취감을 느꼈었는데, 어머니는 내게 말씀하셨다. "자만하지 말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해" 나는 소위 말하는 '올백'을 맞고 어머니께서 나를 축하해주실 거라 믿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머니는 나를 더 채찍질했던 것이다. 나는 그 때 살짝 충격을 받아서 "엄마..!"하고 반응했었다. 아마 그 때 어머니의 반응에는 장단점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가 조금 더 공부를 잘하게 되거나, 아니면 공부에 흥미를 완전히 잃거나. 물론 나는 그 다음 시험에서도, 그 다음다음 시험에서도 올백을 맞지 못했다. 사실 사람이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게 첫 시험에서 올백을 맞고 전교 1등을 했던 나는, 전교 6등까지 떨어졌었다. 그 때 어머니께 참 많이 혼났던 기억이 있다. 공부를 안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나는 기댈 곳이 없었다. 선생님들조차도 나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루는 친구들과 놀다가 체육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내가 말했다. "야, 왔다." 그 말을 들은 체육 선생님께서는 당연히 화가 났고, 수업 시간 내내 나를 벌세우셨다. 그리고 마지막에 덧붙이셨다. "다 너 싫어하는 거 알지?" 나는 그 때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나를 싫어한단 말인가. 


그 이후로 나는 잠자코 공부했다. 그런데 교무실에도 많이 끌려갔다. 나는 수업시간에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말씀들이 듣기 싫을 때가 많았고, 그 때마다 참을 수가 없어 반응했었다. 선생님들께서는 당연히 내가 선생님들께 대든다고 생각했었고, 나는 특히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께 많이 불려갔다. 내 기억으로 그 선생님께서는 어떤 친구를 많이 무시하는 발언들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게 아니었는데 내가 괜한 자격지심에 선생님께 반발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가족 중에 자폐를 가진 사람이 있는데, 나는 사람들이 자폐를 가진 사람에게 보통 사람과 다르게 대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마 그 선생님을 그토록 싫어했을 것이다. 약한 친구들을 '선생님'이라는 권위로 무시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었고, 친구들과 어울려야한다는 생각과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이 겹쳐 행복한 중학교 생활을 보내지 못했다. 그리고 한 체육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모두가 널 싫어한다'는 말씀 때문에 사람들을 잘 믿지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 선생님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실제 사람들이 날 싫어했는지, 나를 혼내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리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나는 내가 인생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나와 같은 길을 걷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들려주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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