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등산을 할 때였습니다.
한 열 명쯤 되었을 거예요.
그날 코스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었지만, 저에게는 마지막 정상을 앞두고 정말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숨이 가빠오고,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점점 뒤처지기 시작했어요.
“이러다 사람들을 놓치면 어쩌지?”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바로 앞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그저 너무 힘들어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동안 그렇게 많이 배웠던 ‘지금 여기에 머물기’를
수없이 되뇌었지만,
이미 마음은 흩어지고 불안에 휩싸여
그 말이 큰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몸의 감각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숨소리, 다리의 떨림, 가슴의 두근거림...
그 감각들과 조용히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때 다리가 뭉치구나 많이 힘들구나"
하지만 불안감과 힘듦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처럼 뒤처져서 헉헉대며 올라오는 동료를 만났어요.
우리는 서로 “힘들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같이 걸었습니다.
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같이 가고 있구나.”
그 단순한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했습니다.
사람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결국 사람에게 치유받기도 합니다.
혼자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길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어느 지점까지만 갈 수 있지만,
그 너머로 가려면 결국 사람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
인생의 길에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깨달은 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