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기 힘겨운 마음이 다가올 때
단 한 번에 낚아채어 절대 놓지 않겠다
냄새나는 구정물을 튀기게 만드는 추잡한 마음을
목구멍을 벌려보면 가시가 잔뜩 박혀 할 수 없는 말들
눈꺼풀을 들어 올리면 모래알이 빡빡하게 어지럽혀 차마 볼 수가 없는
열려 있는 두 귀만이 외면하지 못한 채 오롯이 듣는다
구정물을 다 뒤집어쓰고 가만히 듣는다
물방울이 속삭이는 불쾌함을, 꾸짖음을, 분노를
다 말라갈 때까지 듣는다
바삭한 햇살이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는 날엔
풍겨오는 냄새에 코가 시리더라도 그저 참아야만 한다
그런 날엔 그대로 집에 들어갈 수 없어
집을 바라보고도 그 자리에 잠시 더 머문다
가만히 '잠시'를 말해본다
'잠'에서 오므렸다가 '시'에서 숨이 새어나가는 순간을 영겁이라고 느끼며
숨을 고른다
폐가 힘차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상상하며
엄마의 마지막 폐를 떠올린다
폐보다 커진 암은 급기야 폐를 절반이나 짓눌렀었다
억울했다가
체념했다가
절망했다가
다시 돌아간다
그녀가 내뱉은 숨이 아직도 머물러있다면
그 마지막 숨결까지 다시 들이마실 수 있다면
엉망진창으로 뒤틀린 숨이 고르게 펴지는 것을 느끼며
하루 종일 구정물을 쏟아내던 마음을 한 손으로 잡아 뿌리 채 비틀어버린다
짓이겨버린다
먼지처럼
벌레처럼 다가온 마음이 잠시만 머무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