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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연솔 May 06. 2021

몸도 마음도 아픈데 글은 쉽다

몸과 마음을 제외한 나머지가 제일 쉬워질 때



지구 상에 가장 어려운 일을 해내듯 글을 쓰다가


이렇게 몸도 마음도 아픈 날에는 글이 제일 쉽게 써진다


엄마 곁에 누워서 아프다고 보채고 싶은 날


어릴 때부터 유난히  체하던 


엄마손은 약손


마를 날이 없었다


다시금 그 손길이 그리워질 때


봄꽃처럼 다 지나가버린 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아름다운 순간은  그리 찰나 같아 


아쉬움도  남기기 전에


나만 두고 훌쩍 떠나가 버렸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노래를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든다


꽃이 피면 같이 울고 웃던 


알뜰한  시절은 어디에 가고


봄날은 또 한 고개를 넘었다


글을 써 내려가는 지금  순간도 


 시절은 흘러가겠지


이렇게 쉽게 몇 자 적어내지만


가슴속 응어리는 차마 적어낼 수 없음에


오늘도 이름 모를 곳에 두고 


애써 깊은 밤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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