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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연솔 Mar 22. 2022

슬픈 것을 기쁜 것을 모르는 사람

어느 날의 생각

힘들어도 막살 수가 없다.

힘들다고 모든 사람이 막 살진 않아.

라는 말들은 나를 힘들게 한다.

무기력과 죄책감을 같이 발음하다가 문득 벼락을 맞은 듯 속죄의 시간을 갖는다.

살면서 얼마나 많이 벼랑 끝에 서 있었을까.

로움의 실체가 민낯으로 형형하게 다가올  섬뜩한 무력감이 싫다.

나약한 몰골에 파리한 안색은 짙어져 간다.

무수한 수식어로 잔뜩 방어했던 일상은 숨결 한 번에 사라져 버린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기가 싫다.

이기적으로 잘 익은 과육을 입안에 터트리면서 살고 싶다.

그런데 자꾸만 길을 잃는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서있자니 과육을 탐내는지 아닌지도 이젠 잘 모르겠다.

인생은 슬프다.

어쩌다 슬픈 것이 아니라 대부분 슬퍼서 더욱 서글퍼진다.

그 서글픔을 가장 못 견딜 때는 대체 무엇이 나를 슬프게 만드는지 모르겠는 순간이다.

이것은 비극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숨찬 슬픔으로부터 내달려도 기쁘게 만드는 방법도 모르는 사람이 되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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