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에 홀로 눈을 뜨는 일이 아주 오랜만에 외롭지 않았다. 요즘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하고있다. 가장 친밀한 누군가에게만 살짝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가, 혼자만 은밀하게 적어두고 몰래 펴보아야 할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일평생 사랑받기 위해 애썼으나, 늘 반쪽짜리 사랑만 받을 뿐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 불쌍해보였다. 라는 문장을 쓰면서 울먹였다. 진심을 담는 이야기만 쓰려한다. 오로지 그것만을 잃지 않으려 문장 내내 신경을 집중하지만, 가끔은 모든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모든게 허구였으면 참 좋았을텐데.
불쌍하다고 쓰지만 불쌍하지 않고, 외롭다고 쓰지만 외롭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세상의 모든것을 가지려 하지 않고 단 하나를 가지려해도 욕심이 되는 삶이 있었다. 영원히 허락되지 않는 것을 가지려 하는 것이 사치라면, 사랑을 위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깊은 밤 왜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글을 쓰고 싶을까.
언젠가 세상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사랑이라도 증명해 낼 수 있을까.
그런 따스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한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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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쓴 글을 오랜만에 살펴보니 벌써 90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찬찬히 다시 읽어보았는데, 어떤 글은 정말 그냥 '쓰다' 에 충실한 것이라
기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글들도 있고, 어떤 글은왜 썼을까 싶은 후회되는 그런 글들도 있었습니다.
따져보니 맘에 드는 글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왜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은걸까.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게 된건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늘 혼자서만 글을 써오던 제가 왜 글을 공개하고 싶었는지.
요새 그 답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같이 소통하고 증명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엔 아직 작은 사랑이 있다고 늘 증명하고 싶은 바람.
사랑을 믿지 않아서 사랑을 더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 믿음이 잘못된 믿음이길 늘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날의 부끄러운 기록도 그때의 내가 했던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으로 서툴지만 기록한 흔적이기에
부끄러워도 함께 가기로 하면서
다시 봐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그 언젠가 따스한 댓글 달아주신 적지만 큰 사랑을 보여주신 분들이 어디에서나 늘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그리고 항상 글을 올리면 하트를 눌러주며 마음을 전해주는 지인들을 포함한 구독자분들에게도 제 마음이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슬프기만 했던 10월이 처음으로 슬프지 않았던 것 처럼, 알수 없는 변화가 기적같이 찾아오는 남은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모두 건강하고 또 행복하고 깊은 밤 고민은 적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글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