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어릴적부터 줄곧 항상 거짓말을 해오고 있다는 죄책감이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나 감정을 애써 소화시키려 노력했다.
그 노력 중 하나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방법이었다.
상처받지 않은 척, 외롭지 않은 척, 힘들지 않은 척.
그럴 때 마다 진짜 진심들을 차곡차곡 써내려갔다.
여기 있든 모든 기록은 솔직하게 써내려간 기록이다.
이 모든건 당연히 기록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토닥이면서.
사실 거짓말은 '옳다' 혹은 '옳지 않다'의 문제는 아니다.
좋고 싫음의 영역에 놓여있다.
많은 거짓말 속에서도 언제나 옳은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봤을 때 답답하고 텁텁한 거짓말의 잔해가 남아있다면,
이제는 그 당연한 거짓말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고 싶다는 뜻이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절친한 친구는 이렇게 말한 적 있다.
'당연하지 않은 일을 당연하게 해내려고 하니까 힘든 거야'
오늘도 수많은 노력을 하며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애써 받아들이려 하는 강하디강한 사람들에게.
혹은 외로워도, 무서워도 기록하기를 멈추지 않는 굳건한 사람들에게.
모든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당연히 힘들고, 외롭고, 슬프다.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한 기록을 멈추지 않길 바라며.
동시에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들을 선선한 가을 바람 아래에 후련하게 폐기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