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 #선행 #복돈 #감사
유치원, 초, 중, 고, 대의 개학과 입학으로 1년 중 가장 활기차고 바쁜 3월 4일(매년 3월 2일이 신학기 시작이지만 25년은 3월 1일이 토요일로 3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어서 4일 화요일이 개학날이 되었다.) 우리 집도 대학 입학하는 딸과 중학교 입학하는 아들의 아침 준비에 분주했다.
시간이 흘러~~ 저녁 퇴근 30분 전, 서울 가 있는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내미 지갑을 주웠다는 어르신들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마침 딸 지갑에 아빠 명함을 하나 가지고 다녔는데,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이야!
전화해서 갖고 오라 했다. 혹시 모르니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약간 술 마시는 분위기와 말소리였다고) 그런데, 딸의 전화기가 꺼져있다고도 했다. 나도 몇 번이나 전화했지만 전화기는 먹통.... 슬쩍 걱정이 밀려왔다. 지갑 잃고 전화는 안되고... 뭔 일 있는 거 아냐?
남편에게 전달받은 번호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지갑 엄마인데요~~"
"아, 엄마요? 어디시요?"
"네, 지금 금호동입니다"
"그러면 얼마 안 머네... 한우리 나주곰탕 네비 치고 오시오.. 학사농장 옆에"
약간의 일방적인 것 같은 통화를 끝내고, 퇴근하자마자 나주곰탕으로 향했다.
식당이니 나 혼자가도 괜찮겠지. 이런 딸은 왜 또 지갑을 잃어가지고... 전화는 왜 안 되는 거야....
식당에 들어갔다. 딱 한 테이블에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세 분이서 수육에 막걸리를 하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지갑 찾으러 왔어요.."
"아, 오셨어? 여기 앉아보시오"
앉으라는 말에, 약간의 거부감.. 망설임이 스쳐갔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지갑을 받아야 하는데.. 빈자리에 앉았다.
"지갑을 저기 길건너에서 저 앞에 사람이랑 나랑 우리 둘이서 주웠소. 파출소로 가지고 갈라했는데, 파출소가 없어.. 그래서 할 수 없이 지갑을 열어봤는데, (요즘 남의 지갑 주워도 안된다는 것을 아시는지 어쩔 수 없이 열어봤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명함이 하나 나오더구먼. 그래서 전화를 하니, 아빠라 합디다"
딸이 지하철을 타러 가는 곳이다. 바삐 가다 떨어뜨린 모양이다.
"네네, 아빠예요.. 너무 감사드려요..."
약간의 취기가 있으신 어르신이 말을 이어갔다.
"이것도 인연인데, 여기 앞에 앉아계신 분은 00 대학교 교수로 36년 일하고 퇴직했고, 옆에는 판사... 그리고 나는 쪼그마한 가게 하는 사람"
"아, 네네.. 어머나 울 딸 지갑이 호강하네요.. 이렇게 훌륭한 어르신들 손에 찾아지다니"
진심으로 어르신들의 직업에 놀라고, 정말 다행이다 싶다 싶은데... 어르신이 생각지도 않은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명함 꺼내려고 보니까, 지갑에 만원이 있대. 만원"
"아, 그래요? 소박하네요 ㅎ"
"그래서, 내가 "
하시더니 본인 지갑을 여신다.
"이 학생 복 받으라고 복비 만원 넣을라니까"
"어머나, 아니에요, 이렇게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아니여, 오늘 개학날이고 한디. 이것도 인연 이제... 학생 앞으로 잘 될 것이야"
그러고는 만원을 지갑에 넣자 다른 분들이 동시에
"퇴근길인 것 같은데, 얼른 가보시오"
집에 왔더니 딸이 와 있다. 지갑을 잃어버린지도 몰랐단다... 세상에나...
휴대폰은 하루종일 써가지고 배터리 없어서 지금 충전 중이라고...
어르신들과의 일화를 이야기했더니, 우와 나 올해 만사형통할라나 봐...
너무 기분 좋다... 엄마, 나 행운아인가 봐^^
아, 내 얼굴에, 딸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세상은 이렇게 살아가는 거구나. 만원으로 한 학생의 1년을 온통 볻받은 날로 바꾸시다니... 어르신들의 지혜에 감탄 또 감탄했다. 얼마나 감사한지...
지갑 찾아가라고 일부러 전화도 안 하고 마는 세상.
나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부터, 한 학생의 1년을 행운으로 바꾸시는 지혜까지...
아, 선한 영향력이란 이런 거구나... 나도 이런 어른이 되어야겠다.
오늘 어르신 3인방 덕분에, 정말 살맛 나는 세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