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에서, 내 안의 ‘승부욕’으로...

2019.03.10의 자화상

by 윤종현


되게 웃긴 건..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무대 위에서 주연 배우가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여러분, 오늘 저희 연극을 보기 위해서

제일 멀리서 오신 분에게는 8만 원

상당의 뮤지컬 티켓 2장을 드리겠습니다."


했더니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전 어디서

왔어요. 전 어디서 왔어요. 하면서, 서로

자기가 멀리서 왔다고 하는데.. 마지막에

어떤 사람이, "전, 제주도에서 왔습니다.."

하는 거야..


다들 조용해지고, 게임이 끝난 듯했지..

모두가, 티켓은 제주도에서 온 관객에게

돌아가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분위기였어..

그때, 내가 손을 딱 들고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


"전, 여자분한테 바람맞고 혼자 보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장내가 아..

아... 아.. 하는 탄식으로 꽉 찬 거야.

그랬더니, 뮤지컬 티켓을 손에 든

배우가 나한테 물어보더라고..


"선생님께서는 어디서 오셨죠?.."


그래서 내가 "전, 서울 은평구 구파발에서

왔는데요.."라고 말했더니 잠시 침묵이

흐르고, 배우가 이렇게 말했어...


"여러분, 오늘만은 예외로 여기 구파발에서

오신 남자분에게 뮤지컬 티켓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이의 없으시죠?"


그러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환호해 줬어..

내가 티켓을 받아 들고 멋쩍어하자,

배우가 그러는 거야.


"근데, 이 티켓도 두 장인 데요? ㅋㅋㅋ"


그래서 내가...


"괜찮아요, 또 구하면 되죠ㅎㅎ"

라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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