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먹었던 가장 맛있었던 밥에 대하여.
입맛이 없어 저녁이 되도록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침대에 누운 채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다가 문득
지난 40여 년간 먹었던 음식, 식사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밥은 뭐였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이를테면 죽기 전 한 번 더 생각날 것 같은
가장 맛나게 먹었었던 그런 식사랄까…
그러나 조금도 고민할 필요 없이
지난 시절에 먹었었던 최고의
밥상이 금세 떠올랐다.
그건 바로 어릴 적 유년 시절에
엄마, 아빠 그리고 형, 누나와 함께
다섯 가족이 동그랗게 모여서
커다란 양푼 그릇에 방금 한 흰쌀밥을 담고
각종 야채와 된장찌개 그리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듬뿍 넣어 한가득 비빈 후에 오손도손
모인 가족들이 다 함께 숟가락으로
서로 질세라 맛있게 떠먹던 밥상이었다.
태어나 최고 비싸게 돈을 주고 먹었던
음식은 누나의 남자친구가 사준 덕에
롯데월드타워의 레스토랑에서
한 끼에 15만 원 정도 하는 스테이크와
샐러드였지만 그 맛은 어릴 적 다섯 가족과
함께 모여 먹었던 양푼 비빔밥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 이유는 그곳엔 좋은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하시는 우리들에 대한 엄마의 사랑과
가족들을 편안히 지키기 위해 늘 힘들게
일하시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시는
아빠의 피와 땀,
매일 피 터지게 싸우면서도 끈끈한
전우애 같은 게 존재했던 사랑하는 형과 누나,
그 다섯 숟가락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떠먹던 양푼 비빔밥보다 맛있는 음식은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를 정도로
지난 기억들 속 최고의 식사이자
밥상이었던 것 같다.
행복은 이따금씩 로맨틱하게 다가온다.
마음에 없는 재벌집 아들이 멋진 호텔에서
끼워 주는 다이아 반지보다
사랑하는 그대가 정겨운 놀이터의
그네에서 끼워 주는 은반지가
더 감격스러울 때도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어쩌면,
다섯 가족이 모여 맛있게 식사를 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그 시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