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셨어요?

by 윤종현


밤하늘엔 흰 눈이 내리고

혼술을 하고 있다.


소주를 한잔씩 마시며 눈이 얼마나 내리고 있는지 가끔씩 돌아보는 창밖 너머로는


일을 하며 잠시 쉴 때 앉아서 담배를 편히

피우려고 만들어 둔 나무 벤치에..


몹시 피곤해 보이시는 할머니 한 분이

앉아서 쉬고 계셨다.

길을 걸으시다 힘이 드셨나 보다.


저곳에 나무 벤치를 만들어 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잠시 쉬면서 힘을 얻었는지

어느새 다시 발길을 옮겼다.


방금 한 찌개와 밥을 함께 드시고 가시겠냐고

여쭈어 볼까 고민을 하다 말았다...


아주 어릴 적부터 아버지는 방금 처음 본

손님에게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시며


"식사하셨나요?

여기 와서 밥 좀 드시고 가세요."라는

말씀을 평생 입에 달고 사셨다.


심지어 시골에서 목공소를 하실 때에는

새벽에 나무를 배달 온 기사님들에게도

아침을 꼭 차려 드린 후에 보냈다고 하셨다.


저 목공소에 가면 새벽에도 꼭 밥을 먹여서

보낸다는 소문이 대구 시내의 기사님들에게

퍼졌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물론 엄마가 고생이 많으셨겠지만

두 분 다 같은 성격이라 나누는 것을

좋아하신다...


보고 배우며 자라서일까

아빠의 영향인지 "식사는 하셨어요?"라는

말이 내 입에도 배어 있다...


나도 사람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밥과

술 한 잔 사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씩 한 끼의 밥과 한 잔의 술을

서로 사주려고 싸우려는 이들을 보면


사람 냄새가 나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런 이들이 주변에 많아지면

내일모레 40이 되었을 때


인생을 참 잘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 것만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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