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헤어지는 걸까

by 윤종현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의 헤어짐을 하는 걸까.

사랑이라는 헤어짐이 아니더라도

무수히 많은 헤어짐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의 가장 마음 짠했던 헤어짐은

학창 시절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담임선생님,

그리고 같은 반 친구들과 헤어지던 순간이

가슴 아린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특히 6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했었던

정들었던 모교인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은

가족 같은 친구들 모두와도 헤어지며

진학을 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설렘보다는 아쉬움과 그리움에 대한

마음이 더욱 컸었던 것 같다.


물론 좋은 헤어짐도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아픔과 상처, 아쉬움, 그리움,

미련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며칠 전 쌓여 있던 눈으로 만들어 둔

커다란 눈사람이 어느새 부서지고 녹아내려

작별을 맞이해야만 했다.

눈사람을 만들면 항상 느끼는 감정이지만

햇살과 기온에 의해 며칠 후에 녹아내리고

사라져 가는 것을 보는 감정은 왠지 모르게

짠하고 아련했었다.


아쉬운 마음에 녹아내린 눈사람을 붙들고서

다시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주고,

또다시 녹아내린 눈사람으로

다시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주고,

마지막에는 이별을 예감하며 끝으로

주먹만 한 눈사람을 만들어 주기도 하였는데,

이를 지켜보며 길을 오가시던 어느 동네 분이

마지막 가는 작은 눈사람의 곁에

한 송이 국화꽃을 두고 가신 일도 있었다.


아마 길을 지나실 때마다 계속해서 작아지며

변화해 가는 눈사람을 재미있게 지켜보시다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 주신 듯하였다.

그런데 그 꽃 한 송이가 내게 큰 위로가 되었었다.


헤어짐에도 따스한 마음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는 녹아내리고 이제는 몸통만 남은 눈사람을

가지고서 그 안에 굴을 판 후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주었다.

햇살이 강하지만 이제는 보호막이 생겨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날에 함께했던 수많은 눈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따스한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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