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의 외로움

by 서담

“친한 친구가 없어서 학교 가기 싫다”는 딸아이에게,

뭐라고 조언해 주면 좋을까.

이것이 오늘 하루, 내 마음에 머문 화두였다.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

친구와의 관계가 삶의 큰 중심축이 되는 시기다.

비슷한 이야기를 전에도 한 적이 있기에 마음이 더 쓰였다.

그 말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라,

정체성과 자존감에 영향을 줄 만큼

아이에게는 아주 중요한 고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 없으면 학교 가기 싫지…

혼자 있게 되거나 하면 심심하고, 좀 서운하고 그럴 거야.”


아이의 말에 공감했지만,

그 이후엔 뭐라고 말을 건네야 할지 조금 망설여졌다.


“마음이 딱 맞는 친구가 없을 때도 있지만,

친구들을 조금씩 알아가보는 건 어때?

너는 어떤 친구가 좋아?”


“활발하고, 나랑 좋아하는 게 같은 친구.”


딸아이는 11월생이라 키도 작고 아직은 어린티가 난다.

공개수업에 갔을 때, 딸아이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고

언니처럼 느껴지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 안에서 참 치이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처럼 아이돌이나 댄스에는 관심이 없고

외모를 꾸미는 일에도 흥미가 없다.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동식물에 관심이 많고,

아직은 한창 아이답게 순한 모습이다.

그래서 더 고민이 된다.


지금의 나라면 아는 이야기지만.


친구가 많다고 꼭 행복한 것도 아니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 한 명이면 충분할 때도 있으니

억지로 관계를 만들거나 유지하려 애쓸 필요도 없다는 걸.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게 너무도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너처럼 생각 깊고 따뜻한 애는 분명히

나중에 마음 맞는 친구들이 먼저 다가올 거야.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떤 친구가 좋으면 먼저 말 걸어볼 수도 있고,

그냥 같이 옆에 있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어.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길 엄마가 늘 기도하고 있어.”


이게 나의 최선이었다.

어려운 문제다.


어른이 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저,

열한 살의 외로움을,

마흔 살의 외로움이

안아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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