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한참 들여다보는 마음

by 서담

12주간의 글쓰기 수업을 마쳤다. 육아 휴직을 시작한 다음 날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휴직의 기쁨도 컸지만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 설레었다.


강사님께서는 매 회 좋은 그림책 한 권과 그림 한 점을 소개해 주셨고, 글 쓰는 시간엔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주셨다.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매주 알찬 강의와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늘 기대하며 수업에 갔다. 이 강의를 N번째 듣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지막 수업에서 소개된 그림책은 『점』이었다. 미술 시간에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고 있는 아이가 선생님의 격려에 못 이긴 척 점 하나를 찍었다. 아이가 찍은 점 하나를 선생님은 한참 들여다보셨고, 금빛 액자에 넣어 걸어주셨다.


자신이 찍은 점을 그렇게 소중하게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아이는 조금 마음이 움직였다. 좀 더 괜찮은 점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큰 점, 작은 점, 빨간 점, 파란 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이는 자신과 닮은 또 다른 아이를 만난다. 주저하는 그 아이의 그림을, 예전 자신의 선생님처럼 한참 바라봐주고, 따뜻하게 격려해 준다. 강사님께서는 이 작품을 마지막에 소개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셨다.


사실 작년 공개수업에서 민서 담임선생님께서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학부모님들 앞에서 전하고 계시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그 아이가 되었다. 어디 내놓기 부끄러웠던 글을 한참 들여다봐 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큰 용기를 얻었다. 그 용기에 힘입어, 나도 점 하나를 찍어보았다.


점 하나를 찍을 수 있도록 한참 들여다봐 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금빛 액자처럼 반짝이는 문집 속, 우리들의 이름과 글을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 의미 있는 시간,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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