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소리를 좋아한다.
대학 시절, 일본에서 1년을 지냈다. 그때 친구에게 기타를 배웠다. 친구와 함께 악기점에 가서 기타를 샀고, 친구가 몇 달간 주 1회씩 기타를 가르쳐 주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회사를 다니며 주말에 기타 학원을 다녔다. 일이 많아 토요일 오전에 학원에 가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그 시간 덕분에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다.
한동안 기타를 치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교회 동호회 활동을 통해 다시 기타를 잡게 됐다. 꾸준히 연습하면 좋으련만, 월 1회 모임 때 간신히 기타를 꺼낼 때도 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혼자 기타를 치며 찬양할 때면 마음이 한결 평안해진다.
그 모임에 여덟 살 아들이 따라온 적이 있다. 자기도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잠깐 흥미를 보이다 말겠지 싶었는데, 몇 번이나 계속 따라왔다. ‘네 기타를 만들어줄게’ 약속을 했지만, 바쁜 일상에 밀려 미뤄지기만 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그 약속을 지켰다.
누군가에게 받은 기타가 있었는데,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다. 새 기타를 사주고 싶었지만 혹시 금방 실증낼까 싶어 일단 이 기타를 손보기로 했다. 녹슨 기타줄을 모두 끊고, 쌓인 먼지를 정성껏 닦았다. 그리고 새 줄로 갈아 끼웠다.
나는 여전히 줄을 수동으로 감는데, 요즘은 자동 줄감개도 있다기에 하나 장만했다. 한 집에 두 명이 기타를 치려면 이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예전엔 튜닝기를 따로 샀는데, 이제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충분하다.
아이의 여린 손가락이 고통을 이겨내긴 어려울 것 같아, 손가락 통증을 줄여주는 골무도 준비했다. 그 김에 나도 하나 써보고.
그렇게 우리 집에 기타가 나란히 두 대 놓였다.
아들과 함께 기타를 연주하는 날이 기대된다. 언젠가 아이의 손이 내 손보다 더 커지고, 실력도 훌쩍 나를 넘어서겠지. 그날이 오면, 나는 한참을 미소 지으며 아이의 연주를 들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