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엔 칭따오

by 서담

우리 식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양꼬치다.


콩국수나 당근라페 같은 음식은 우리 집에서 나만 좋아한다. 남편은 이런 건강한 맛은 싫어하고, 치킨이나 튀김류 같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다. 서준이는 조개나 생선 등 해산물을 싫어하고, 민서는 매운 음식은 아직 입에도 대지 않는다.


네 식구의 입맛이 제각각이라 외식 메뉴를 고를 땐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양꼬치만큼은 만장일치다.


오늘 저녁도 온 가족이 양꼬치집에 갔다. 양꼬치와 볶음밥, 그리고 오랜만에 지삼선을 시켰다. 지삼선은 중국에서 일하던 시절, 내가 자주 먹던 음식이다.


地三鲜 (dì sān xiān 띠싼시엔) ‘땅(地)에서 나는 세 가지 신선한 재료‘라는 뜻인데 가지·감자·피망을 튀겨 볶은 단짠단짠한 음식이다.


중국에서 살 때 회사 상사는 내가 중국 음식을 참 잘 먹는다며 “생긴 것과 다르게(?)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말하곤 했다. 실제로 나는 중국 음식이 입에 잘 맞았다. 특히 마파두부나 마라샹궈, 마라탕 같은 사천 음식도 좋아했지만, 동북 음식도 참 좋았다. 外婆家 (wàipó jiā 와이포지아)라는 가게를 자주 갔는데, 외할머니 집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푸근하고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음식들이 많았다.


한국에 돌아오니 마라 열풍이 한창이었다. 내가 어릴 때는 떡볶이와 어묵을 먹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마라탕과 탕후루를 먹는다.


나도 마라요리를 좋아해서 집에 마라소스를 구비해 놓고 있다. 마라샹궈는 나의 중국 소울푸드이다. 하지만 탕후루는 중국에서는 한 번도 먹지 않았다. 거리에서 파는 그 끈적한 탕후루에 먼지와 날파리가 들러붙을 것 같아 꺼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먹어보니 유리 쇼케이스에 깔끔하게 들어 있고 알록달록한 과일과 설탕물이 어울어져 정말 새콤달콤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건강에는 썩 좋지 않을 것 같아 한 번 먹은 걸로 만족했다.


오늘은 양꼬치와 함께 하얼빈 맥주를 마셨다. 한 병을 비우고는 칭따오 맥주를 시켰다.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유행어 때문인지, 왠지 양꼬치엔 칭따오를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치킨엔 맥주, 삼겹살엔 소주, 그리고 양꼬치엔 칭따오. 이건 이미 어떤 공식처럼 느껴졌다.


서준이는 누나랑 똑같은 갯수의 양꼬치를 먹겠다며, 누나의 빈 꼬치 수를 눈으로 세며 조급해했다. 누나가 하나라도 더 먹는 것 같으면 불공평하다고 울먹였다. “똑같이 먹는 게 공평한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양만큼 맛있게 먹는 게 좋은 거야”라고 말해줘도, 결국 서준이는 누나와 똑같은 개수를 먹고서야 만족했다.


식사를 마친 뒤, 선선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가족 모두 인생네컷을 찍었다.


양꼬치에 칭따오, 그리고 인생네컷 한 장.

배부르고, 웃음 많았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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