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오프닝처럼

믿기지 않는 일들도...

by 봄작

요즘 같은 세상, 지금 같은 시대에도 낭만과 서정이 인류를 먹여 살린다고 말해주는 감독 중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랬죠.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 아이였다

고로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여기에 나도 한 표! 숟가락 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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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일기예보- 인형의 꿈


김소영 감독의 <나무 없는 산 Treeless Mountain 2009>,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奇跡, I Wish, 2011) 같은 영화는 동심이나 동화가 아직도 뭉클하다는 걸 알려주는 어른들의 영화입니다..

아주 음울한 극장 구석자리에서 봐도 무릎에 힘이 생기고 어깨가 봉긋 올라가는 행복이 돋죠. 마치 새싹처럼 말입니다.

히로카즈가 기찻길로 내몰아 무전여행을 떠나도록 한 아이들은 영화 내내 뛰어요. 왜 뛰는지도 모른 채 한 친구가 뛰기 시작하면 죄다 뒤를 따릅니다. "도대체 왜 또 뛰는 거야.."라고 투덜거리면서도 그 무리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음질합니다..

투덜거리는 아이, 소리치는 아이, 기차와 기차 사이가 인연처럼 마주치길 기다리며 그 순간의 기적을 기다리는 아이. 아이들...

그 아이들이 살아있는 게 스크린이 아니라 세상 밖이라고 믿었던 날.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오후 여전히 피니쉬 라인 없이 뛰노는 아이들 앞에서 진부하지만 진심 어리게 기적을 떠올려봅니다..

믿어 의심치 않는 마음이 점점 작아지는 나이지만, 기적은 좁쌀만큼 아직 우리 땅에서 자라난다고. Bo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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