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모금도 맨밥처럼 목이 메는..
오래된 동네의 오래된 밥집 할머니가 그러셨습니다 "잘된 밥은 두더지가 판 것처럼 쑥쑥... 숨구멍이 나있어... "라고.
날 곡식이 들끓는 온열을 이겨내고 차진 한 그릇 고봉밥이 되도록 얼마나 숨통이 막혔을까, 그예 마지막에 숨비소리처럼 토해내는 게 그런 것인가. 그래야 맛있는 잘된 밥을 먹는가... 미물에도 못 미친다고 여긴 그것에 마음 숙연해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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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이은미- 기억 속으로
먼저 떠나는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남긴 유언은 마지막 고백 같은 것... 혹은, 경고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죽은 슬픔은 꽃이 필 때 더할 거야... “ 그 말이 3년을 가더라는 할아버지의 슬픔은 눈물이 아니라 통곡이었죠.
사랑하는 이가 떠나면 혼자 남는 세상이 어떨지... 사랑을 안고 사는 사람들은 미리 무서울 것 같아요. 그 여인 그 남자가 지어주던 고슬고슬한 밥과 새콤한 봄나물 접시를 어떻게 잊을까. 잊어지기는 할까...
그런 나 홀로 사람들에겐 끼니도 물 없는 미숫가루 넘기듯 목이 메일 것 같습니다. 이기인 시인의 어느 하루처럼
"오늘 밥풀은 수저에서 떨어지지 않네
오늘 밥풀은 그릇에서 떨어지지 않네
오늘 밥그릇엔 초저녁 별을 빠뜨린 듯
먹어도 먹어도 비워지지 않는 환한 밥풀이 하나 있네
밥을 앞에 놓은 마음이 누룽지처럼 눌러앉네
떨그럭떨그럭 간장종지만 한 슬픔이 울고 또 우네
수저에 머물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이 저녁의 어둠
이 저녁의 아픈 모서리에 밥풀이 하나 있네
눈물처럼 마르고 싶은 밥풀이 하나 있네
가슴을 문지르다 문지르다 마른 밥풀이 하나 있네
저 혼자 울다 웅크린 밥풀이 하나 있네" 이기인- 밥풀
Bo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