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덕분에 싫어진 것
온 지구가 한 달 내내 복닦이며 가슴앓이하는 걸 알았을까요. 다사다난에 지쳐 어서 갔으면 했던 마음을 눈치챘을까요. 마지막 날 마지막 햇살이 크게 한몫합니다. "이렇게 순연한 공기, 내가 주는 선물. 나 3월이야"라고 합니다.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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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이 만개해 버린 4월 꽃들이 철 모르게 지천이라 3월 마지막 날은 어딜 가도 꽃무리였습니다. 본의 아니게 꽃길만 걷는 삶이었죠. 그러곤 밤새 비가 지나갑니다. 오는 사랑 막으려고 마음 걸어 잠그는 여인처럼.
세상 막을 수 없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는 이치에 매일 패배하면서 어떤 날은 슬프고 어떤 날은 개운하곤 하죠. 그런데 오늘은 어떤 기분인지 헤아리고 싶지 않습니다. 흘러가는 풍경이 너무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서 가만히 두고 보는 것이죠.
보고픈 얼굴 가고픈 바다 하나 없는 데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네 싶어 슬펐지만, 이런 하늘 아래선 다시 오마.. 약속하고 왔던 그 정글과 방갈로가 그립습니다. 습하지만 쨍하고 부서질 듯 작열해도 밤새 촉촉한 이슬이 맺히는 사막 가운데서 영화 <아웃 오프 아프리카>처럼 사파리 하는 일, 말입니다.
영화 속이지만 내 이야기처럼 웃픈 대사 있었죠. 모닥불 앞에서 데니스가 카렌에게 말합니다. "당신 때문에 싫어진 것이 있소.. 혼자 있는 것"
봄이 없는 대륙이지만 그 컷만큼은 끝내주는 봄날이었다니까요. 당장 짐 싸서 스와힐리어 나라로 날아갈 만큼. 고로 봄은 요물 같은 것Bo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