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 우린 여전히 어설프다.

삶,이야기

by 아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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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친구였던 그 사람과

연인이 되고, 결혼한 지 딱 10년이 되었다.


내가 무얼 하던, 어딜 가던

묵묵히 곁을 지켜주던 사람.


그래서 결혼 준비를 하는 내내

단 한 번의 싸움도, 마찰도 없었다.


그 복잡하고 미묘한 두 집안의 결합 속에서도

그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은 세 가지였다.


"자기 하자는 대로 할게"

"미안해"

"내가 더 잘할게"


어쩌면 어느 현자보다도

더 현명한 결혼 준비의 자세였다.


그 후 10년 동안 우리는

직업이 바뀌었고, 집이 바뀌었고, 아이가 둘이 생겼다.


그 세월 속의 애증과 충돌, 실망과 상처는

아마 밤새워 글을 써도 다 담지 못할 것이다.


단 한 가지, 내가 이 10년의 시간을 통과하며 느낀 건,

10년 동안에도 우린 서로를 다 알지 못했고,

그 많은 에피소드들을 함께 했음에도 서로의 맘에 딱 들 수 없었다는 것.


나의 최선이 그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듯,

그의 최선 또한 나의 마음을 채워 주지 못했다.


한편으론 묻고 싶다.


그게 정말 당신의 최선이 맞는지...


그리고 나에게도 되묻는다.


매일매일, 인생이라는 전장 속에서

어떻게 늘 에너지를 다 끌어와

‘최선’을 다할 수 있겠느냐고.


그래, 이건 나 자신에게 보내는

변명이자, 위로다.


결혼 10년 차의 사랑은 뜨겁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다.

적당히 미지근한 물처럼,

서로를 데우지도 식히지도 않으며

안정을 추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중이다.


그리고,

이 평화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갈 즈음에는

또 다른 남편과 아내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지루할 틈 없는,

제3의 결혼 생활이 열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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