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기록
떨어지는 빗물에 닿을 곳이 정해져 있지 않듯,
쏟아지는 나의 마음들도
이곳저곳 부딪히다 흘러
어느덧 ‘미안해’라는 말에 닿았다.
수많은 해와 달이 오고 가는 동안
마음은 견딜 수 없을 만큼 묵직해졌고,
나는 어느 한 곳 기대지도 못한 채 길을 잃었는데
그때마다 내가 나에게 한 말은
“견뎌라”, “버텨라”였다.
어디서 시작된 소나기인지도 모르지만
이제야 찾아온 나를 향한 후회와 연민이
부디 먹구름을 흩을 수 있기를,
흐르는 빗물이 길을 열어
바다로 흘러갈 수 있기를.
비에 푹 젖은 등을
누군가 다정히 쓰다듬어주길 바라는 마음.
그 손이 오늘도 어디선가 잔잔히 빛나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