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입안에 놀이동산 같은 디저트 카페 앞만 지나가도
여름날의 수국처럼 환하게 피어오르던 너의 웃음이,
스무 번의 가을이 지나간 오늘
그 날 보다 가닥가닥 메마른 억새꽃 같지만,
바람결 따라 햇살 아래 물결치는 그 은빛깔이 더욱 눈부셔
내 마음엔 노랗게 붉게 국화를 가득 피운다.
휘몰아치는 사랑에 어쩔 줄 몰라
서로의 손을 꼭 붙잡아주던 우리가,
그 사랑을 잃어 집 앞 가로등 불빛에도 시리게 아파하던 우리가,
이제는 얼굴에 파인 주름을 미소로 매만져 주고
회복이 더딘 몸을 걱정하며 검색창을 여는 손이 되었다.
이 가을이 다시 스무 번을 지나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서로의 눈을 채우고 있을까.
웃음은 더 메말라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가슴은 또 얼마나 더 생기 넘치는 꽃들로 가득할까.
지고 갈 짐이 많아 벅찬 날들이어도
곁을 떠나지 않는 그림자처럼,
우리 그렇게 오늘도 묵묵히,
그러나 반짝이며 함께 흘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