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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Dec 05. 2023

종교를 믿으십니까?

주님이 부처님이 허락하신 합격

절이며 교회에는 매년 고 3 학부모들이 교체되어 가며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 베트남에 교회가 50군데에 육박하고

하나 있는 절에도 매년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이 애끓는 마음으로 합격을 기원하고 있다.


평소엔 찾지 않던 종교 시설이지만

마음이 불안해지고 입시나 사업 등의  급한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신을 찾고 기도에 매달리곤 한다.


나이롱 불자인 나는 아이들 입시를 다 치르고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을 지내는 터라  초파일에만 얼굴을 내비치고 있지만

아는 동생의 말을 빌면

재미있는  사실이 참 많이 일어나는 곳이 절이고 교회인 것 같다.


 베트남 한국 학교에선 입시 성적이 무척이나 좋다.

그 어려운 서울대에 10명이 합격하고 연고대 합치면 60명가량이 합격을 한 상태라 전교생 30% 정도가 SKY 입성을 앞두고 있다.

특례 입시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해 성적은 역대급인 건 맞다.

아이들이 열심히 한 탓도 있지만 중국에서 입시 부정이 있었고, 한국에서 의대 지원으로 상위권 아이들이

자퇴를 많이 해 학교재정을 고려한 게 원인이라는 자평도 있었다.

아이들의 입시 성적이 좋은 건 좋은 것이고

그 뒤에서 물심양면 노력한 부모님들의 노고도 한 몫했을 것이다.


그놈의 서울대가 뭔지...


``언니,, 이번에 대박인 거 알죠?

매번 법회 때 열심히 기도하던 그 **엄마 아들, 서울대 붙었대요.

기도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역시.. 우리 절 기도빨이 좋다더니 사실인가 봐요.``

``그러게.. 좋겠네.. 근데 기도빨, 그거 모든 사람한테 해당 안 되는 거 알지?ㅎ``

``......``


두 아이 대학 입시를 치르면서 열심히 절에 가서  기도비 내고 기도하고

법회 준비도 스스로 도왔다.

사심이 없었으면 그렇게  열심히 못했을 테지만

어쨌든

다른 고 3 학부모들 못지않게 성실히


매번 미륵 보살상 앞에 가서 촛불 켜두고 향 피우고 삼배하고..

입시철이 되면 강남 봉은사에  매일 가서 초랑 쌀을 사서  올리고

불전함에 시주도 하고

미륵불 앞에서 기도하고.

칠성각에서 소원 주머니 달고

합격을 염원하며 연등 달고...


그렇게 성심을 다한  우리 아이들의 입시는 매번 물을 먹어 둘 다 재수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었다.


그런 나 앞에서  ``우리 절 기도빨 정말 좋아요~~~``

나한테만 해당이 안 되는 기도빨도 있남. 쩝!!!!!!!!!!


``언니, 근데 그 서울대 보낸 엄마 너무 웃겨요.

절만 다닌 줄 알았더니 교회 다니는 동생이 그 엄마 우리 교회 신도라고,

그래서 교회 신도분들한테 한 턱 내고 다니신다고 그러는데, 참, 나...ㅎㅎㅎ

모든 신한테 다 빌었나 봐요.ㅎㅎㅎ``


이 무슨 해괴한 소린가. 듣도 보도 못한 기도빨이다.


우리 할머니들은 한 집안에 종교가 둘이면 집안 망한다고 까지 했다. 이건 어떻게 설명을 하실런가.ㅎ

결혼할 때도 종교가 다르면 마다하는 부모님들도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고 들었다.

제사나 집안 행사 문제 등에서 갈등을 만들지 않으며 믿음이 같으면 바라보는 방향도 같고

의견 대립도 적어지니 당연한 바람인 건 맞다.

하지만  미리 딱 잘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자기 집안 종교로

강요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비단 입시뿐 아니어서

``절에  덕을 많이 쌓은 우리 회장님, 총무님 좀 봐...(금전적인 지원, 절 일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심)

저러니 사업도 잘되고 아이들도 잘 풀리지.``


그럼 돈 없고 시간 없는 중생들은

계속 어렵고 힘들게 살아야 마땅한가?

부처님의 본 뜻이, 예수님의 사랑이  

절에 시주 많이 하고 , 교회에 십일조 많이 하고

교회나 절을 위해 사는 삶들만 아껴주고 위해준다는 게 이치에 맞는 말일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그럼 믿음이 부족한 이들이 일으킨 참상인가?


누군가의 믿음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 믿음이 자신을 지켜주고

힘든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는다.

나 또한 아이들의 재수생활이

나의 신심이 부족하고  믿음이 부족해서라고 여기진 않는다.

그것을 주장하고 강요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수긍이 가지 않을 때가 많은 것뿐이다.

나의 불행을 그런 종교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넌  이래서 그런 거야. 넌 저래서 그런 거야.`라는

사람들의 말이 싫을 뿐이다.

그렇게 정형화된 믿음을 강요당하는 게 싫을 뿐이다.


그럼 어떤 게 진정한 믿음인데?

내가 부러 잘못해서 나만 그런 일이 생긴 건가?ㅎ

웃음만 나오는 질문이었다.

그런 게 어디 있나!


그저 나에게 일어난  사건일 뿐인데.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간디

``만약 지상에 단 하나의 종교가 있어서, 그것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영원한 고통만 있다면, 그런 종교의 신은 가장 부정한 , 또 가장 잔인한 폭군일 것이네.--장자크 루소


내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인간은 신을 찾고

기도를 통해 신과 대화하고 신께 의지를 하게 된다.


그때 내 믿음은 진실되고 신실하며

누구도 내 믿음을 의심할 수  없다.

그걸 누구라서 평가하며 너의 믿음이 나빠서 그렇다고 할 수 있나.


절에서도 교회에서도 열심히 아들의 합격을 기도한 어머니의 소원은

진심을 다한 염원으로 인한 좋은 에너지의 결과인 것이다.



올 한 해도 다 돼간다.

12월 들어서자 쇼핑몰이며 아파트 건물 입구엔 크리스마스가 벌써 와 있다.

세상은 주님의 탄생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는데

입시생들에겐 마지막 히든카드인 추가 합격 소식이 이 달에 걸려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입시로 학부모들은 절이며 교회, 아니면 집에서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있을 것이다.

어떤 신이든

중생들의 괴로움을 원하는 신은 없을 것이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뜻도 그러할지니.

모든 입시생들의  간절한 합격 소식을

모든 신들에게 향한 간절한 염원을

신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시련이 그를 성장시킨다는 똥 같은 소리는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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