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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Dec 22. 2023

베트남 채식 문화

가 본 곳만 골라 보는 베트남 채식 식단


건강식을 많이 찾으면서 유행하고 있는 비건 음식.

일반 식당에서 비건 음식을  찾아 먹는 게 수월한 것은 아니지만

트렌드에 맞춰  많은 메뉴들이 선보이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찾고 있지만 베트남에선 일반 가격대로 흔하게 먹을 수 있다.


식민지 영향으로 유럽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인 베트남에선

한낮의 카페 문화를 즐기며 서너 시간 밖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기도 하고

쌀로 만든 바게트로 만든 반미 역시 즐겨 먹는 음식이다.


그러한 그들은 채식 트렌드도 아주 잘 받아들여

전인구의 1/3 이상이 비건일 정도로  채식을 선호한다.


불교 국가인 베트남은  음력 1일과 15일엔 육식을 하지 않고 채식위주로 식사를 한다.

꼭 불교신자가 아니어도 유교 문화인 제사와 살생을 금하는 불교문화가 생활에 배어 있어 한 달에 2~3회는 채식을 한다고 한다.


베트남 비건 음식은 콩으로 만든 두부를 메인으로 각종 채소를 사용해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찌고 삶고 튀기고 볶아 간장 양념을 베이스로 해서  짜고 달며 간이 다소 강한 편이다.

AN(비건 식당, 체인점으로 푸미흥에도 두 군데 정도가 있다)

오전 시간에만 잠깐 판매하는 버섯 pho는 나의 입맛에 맞아 몇 번 가곤 했는데 서두르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만큼 인기가 좋다.

준비된  재료가 소진되면 그날은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채수에 다양한  말린 버섯과 쌀면을 넣고 데친 숙주, 박하 잎등을 넣어  먹는데 국물이 담백하여 일반 고기 pho 보다  깔끔하다.


다른 메뉴들도 먹어봤지만 내가 즐겨 찾는 HUM 식당보다  간이 강해서 pho 먹을 때 외에는

자주 찾지 않는다.

 

버섯 pho. 살짝 말린 버섯은 쫄깃한 식감이 고기를 먹는 듯하다.


HUM

처음 방문했을 때 신세계를 본 듯 만족스러웠던 식당이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각 레시피들을 배워보고 싶게 만든 곳이었다.

여전히 배워볼 기회는 없지만

아이들도 나도 만족한 한 끼를 약속받는 곳으로 각인되어 있는 곳이다.


1군 시내에 있던 식당은 코로나 시기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문을 닫아버리고

2군 투득과 3군, 두 군데가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3군이  좀 더 친절하고 음식 맛도 나은  듯하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예약은 필수이다.

7군에서 3군까지 가는 길이 가깝진 않지만 귀한(?) 손님이 오시면 흔쾌히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작은 원룸을 전전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오면 데리고 다니며 영양보충을 시켜주곤

한다.


모든 메뉴를 주문해보진 않았지만 내가 맛본 몇 가지 음식은 이곳 한국 아줌마들의 취향과 닿아있다.

파파야 샐러드, 연두부 튀김, 연근 튀김, 연잎에 찐 찹쌀밥, 모닝글로리, 파인애플 볶음밥, Nem Vuong(만두처럼 연두부속을 채소로 채우고 튀겨낸 요리), 코코넛에 버섯을 넣고  끓인 카레

왼쪽 상단부터 연근튀김. 연두부튀김, 연잎밥, 파파야샐러드, 야채 튀김(이건 비추, 다소 눅눅한 느낌이 들었고  내 입엔 별로였다)

베트남 안남미는 보통 날리는 쌀로 인식되어 있지만 찹쌀을 넣어 찐 연잎밥은 찰져서 밥만 먹어도 맛있다.

연근 튀김은 기름기 없이 바삭해 전채요리로 잘 알려진 메뉴이다.

코코넛 열매 안에 꽉꽉 채워 나오는 카레는 그 단맛에  새로운 카레 맛을 느낄 수 있다.

달달하고 짭짤한  카레는 먹어 본 적이 없었던 우리들 입맛에도 잘 맞아 , 연잎 밥 위에 덜어내 밥이랑 먹으면 깊은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양은 생각보다 적어서  아들과 먹을 때면 카레에 코코넛 과육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맛이다.

파인애플 볶음밥, 라우몽 사우 또이, 코코넛카레, nem vuong



콩 베이스에 각종 채소를 넣고 소스를 다양하게 함으로써  비슷한 재료, 비슷한 조리법이지만 각기 다른 맛을 제공해 준다.

Kashew  Cheese

캐슈 치즈는 우유 대신 생 캐슈너트과 물, 영양 효모, 레몬즙, 소금, 풍미를 해 마늘가루나 파프리카 가루

첨가해서 만든다고 한다.


Cheese & Chutney Sandwich


Tri Colore Panini



두 가지를 주문해서 먹어보았다.
파니니는 Kashew mozzarella, Aged cheese, 토마토와 바질로 만들고
올리브 오일에 사워 도우를  살짝 구워 바삭한 식감이다.


샌드위치는 캐슈 치즈와 모차렐라, 그린페스토, 토마토, 말린 토마토, 루꼴라, peppercorn을 바게트에 넣어 만들었다.


첫 입은 만족하며 치즈를 음미했지만
먹을수록 느끼해져 크게 호감이 가는 치즈 맛은 아니었다.
나는 비건은 안 하는 걸로...


각종 sns에 입소문을 타고 소개가 많이 되고 있으며 여행객들 사이에서 베트남 음식은  비건 요리로 인기가 많다.


베트남은 채식 식단이 많아 건강하게 여겨지지만 튀김요리가 많고 강한 소스를 곁들여

심심한 맛을 보완해 준다.

그래서 다소 기름지고 조미료의 풍미가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다. 식사 후 커피가 당기는 맛이랄까!!!



불닭 볶음면, 핵 매운 떡볶이, 신라면, 감자탕, 낙지볶음, 김치찌개 등

조선 후기에  고추가 유입되고  한국 요리에 고춧가루가 기본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지만 고추가 유입된 역사는 비교적 짧다.

그 매운맛이 한국의 대표맛으로  소개되면서

K Food가 유명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으로 인식이 굳어지는 데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인듯하다.


건강하고 맛도 좋은 우리 음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베트남 비건 음식 못지않은 인기를 받을 수 있을 듯해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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