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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문난 이작가 Nov 15. 2022

미시타 옹

05. 미시타 옹

고진옹과 허수인, 강하게 저항하고.      


고진옹    근행아. 

경  찰    체포영장입니다. 

도근행    뭐 하는 짓이에요? 사쪽에 연락을 취하세요. 분명히 합의하기로 해서 내려왔어요. 

경  찰    명예훼손,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합니다.

허수인    (강하게 저항하며) 합의하기로 해서 내려왔다잖아요. 

경  찰    대표님이 고소하셨습니다.       


고진옹과 허수인, 순간 눈이 마주치고 동시에 도근행을 쳐다본다.      


도근행    말도 안 돼.      


허수인, 경찰들과 몸싸움 벌인다. 

허수인의 날렵한 몸놀림에 경찰들 떨어져 나간다. 

경찰들 더 많이 허수인에게 들러붙는다. 

고진옹은 경찰에 팔이 잡혀 있고. 

노조원들과 도근행, 이윤미가 경찰들을 막는다.      


이윤미    무슨 잘못을 했는데요?      


대답 없이 경찰은 고진옹과 허수인을 강제 연행하는 데 집중하고. 

저지하는 노조원들과 경찰과의 몸싸움 일어난다. 

도근행도 합세하며 저지한다.      


도근행    제가 팀장님으로부터 똑똑히 들었다고요. 사장님이 합의한다고 전달하랬다고요. 협상테이블로 데려오라고.      


경찰들은 저항하는 고진옹과 허수인을 강제로 낚아챈다.    

  

허수인    이게 뭐 하는 건데?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경찰들, 저항하는 고진옹과 허수인 팔, 다리를 잡아들고 경찰차에 태우러 끌고 가다시피 데려간다.      


허수인    너희들이 민중의 지팡이냐? 민중의 곰팡이지. 놔, 놓으라고. 이 나쁜 놈들아!      


고진옹이 들고 있던 꽃기린 화분을 놓쳐 뒹군다. 

고진옹, 화분을 주우려 하나, 경찰에 막혀 줍지 못한 채, 끌려간다. 

도근행이 달려가 화분을 줍는다.      


도근행    (화분을 꼭 안고 울분에 차) 성호형.     


이윤미가 필사적으로 고진옹에게 달려가자 경찰들이 가로막는다.  

고진옹과 허수인은 경찰차에 태워져 보이지 않는다. 

이윤미, 벽처럼 막아서는 경찰 가슴에 머리를 찧으며 울부짖는다.      


이윤미    비켜요. 비켜. 제가 부인이에요.      


흔들림 없는 경찰들 모습.     


이윤미    오늘은 안 돼요. 우리 미시타 옹, 372일 만에 만났어요. 따뜻한 밥 한 끼 먹여야 되잖아요. 제발 부탁이에요. 남편이랑 같이 있게 해줘요. 당신들도 부인이 있잖아요. 당신들도 가족이 있잖아요.     

 

경찰들, 저지하는 사람들을 밀치고 떠난다.  

이윤미, 주저앉고.      


이윤미    이게 무슨 일이래요? 1년 만에 내려온 남편, 얼굴도 못 보게 하고. 세상이 이래도 되는 거래요? 전쟁 난 것도 아닌데, 왜 가족을 갈라놓는대요.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은 거래요?     


나가떨어진 노조원들 망연자실하고. 

도근행, 눈물범벅으로 선창한다.   

   

도근행    노동자도 사람이다!

노조원들  노동자도 사람이다!

도근행    합의를 이행해라!

노조원들  합의를 이행해라! 

도근행    (노래를 시작한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노조원들, 울며불며 따라 부른다.      


도근행, 노조원들    ‘정의를 위해 키운 로보트 태권 / 이 세상에 당할 자 있을까 보냐 / 평화의 사도 사명을 띠고 / 악의 로보트 때려 부순다 /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 무적의 우리 친구 태권브이~’     

씩씩한 노래, 서글프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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