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막 피어난 꽃은 명화 속 중세시대 여인들의 드레스보다 더 고운 기품이 느껴져서 내마음을 빼앗긴 충분한 이유로 받아 들여졌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덕분에 마당에는 여러 종류의 꽃과 내키보다 큰 흰철쭉과 빨강과 분홍의 영산홍이 때가 되면 찾아와서 어김이없이 피었다가 지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결혼을 한 후에는 나도 여러종류의 식물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 내가 첫만남에서 푹 빠져버렸다면 분명히 아젤리아는 매력덩어리다.
우리가 흔히 보는 분홍과 빨강의 영산홍은 4월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5월이 되면 절정을 이루고 6월 여름까지도 꽃을 볼수 있고 꽃이 진자리의 발랄한 초록도 가을과 겨울을 지나는 동안에도 즐길수가 있기에 사랑받는 상록관목이다.
내가 키워보니 아젤리아도 마찬가지다 .
겹꽃 형태를 띈 색의 화려함도 마음을 사로잡지만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키우기에도 수월한 품종이다.
직사광선에 강하고 양지와 반양지 어느곳에서도 잘 자라며 물을 좋아하여 특별히 주의하여 키우지 않아도 된다.
4월에서 초여름까지 꽃을 보여주고 꽃이 지고 나서 가지치기를 하여주면 초록초록한 나뭇잎들이 꽃이 진 자리의 허전함을 달래준다.
아젤리아의 꽃말은 사랑의 기쁨, 사랑의 즐거움이다.
딸램의 선물로 와준 아젤리아! 봄마다 찾아와 첫사랑같은 설레임을 전하여주고, 딸램이 먼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에도 딸램을 대신하여 내 곁을 지켜주었다.
올해도 아젤리아의 꽃망울은 때가 되면 불꽃처럼 터트릴 준비를 든든히 갖추고 내 마음을 훔치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다.
농장에서 가지를 삽목하여 꽃을 피우려면 적어도 2년은 지나야 할 테다.
꽃이 피어서 우리집에 입양되었고 딸램의 중딩때 였으니 23~4년전이다.
꽉찬 스물다섯, 아젤리아의 생일엔 딸램과 의논하여 조촐한 잔치라도 열어야 겠다.
딸부부와 함께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아젤리아를 위하여 와인으로 축배와 그리고 손바닥만한 마당에서 느린 왈츠라도.... 쿵짝짝쿵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