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홍색 통근버스 운전기사님은 MZ다.
직장까지 나를 실어 나르는 이른 오전 통근버스는 45인승, 아주 영롱한 선홍색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줄지어선, 어르신들의 오락과 열정을 태운 버스 모양이다. 월요일 오전의 출근길을 함께하기에 부담스럽다.
선홍색 통근버스 운전기사님은 MZ다. 어린 나이부터 대형버스 운전대를 잡으셨다. 젊음에 녹록지 않을 일인텐데 꽤 성실하고 진지하게 임하신다. 멋지게 선글라스를 끼고, 박효신의 야생화를 즐겨 듣는 그는 비염이 심하다. 난방을 어찌나 뜨겁게 떼는지 차 유리창이 온통 불투명하다. 그런 연유로 버스에 낙서가 는다.
내 출근길은 동시에 학생들의 등굣길이다. 통근버스이며 통학버스이다. 본인 또래의 대학생들을 태우며 그들과 아이컨택하고 밝게 인사를 건네는 MZ 기사님. 그 모습이 멋있다. 잠시 내가 그였다면 상상을 했다. 같은 또래지만 배우는 처지,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의 사이에서 원망하거나 웃음을 잃은 내가 보인다.
꽤 거울을 들여다보고, 요즘 노래를 매일 즐겨 듣는 그, 내게도 있었던 영락없는 어린 시간들이 겹쳐있다. 다만 그는 더 당당하고 힙한 선글라스 뒤 미소를 잃지 않는 멋쟁이다.
어린 시절의 나와 그에게 배운다. 소임을 다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삶.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