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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재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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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컹리 Feb 23. 2019

플랫폼 제국의 미래

#105 스콧 갤러웨이 [플랫폼 제국의 미래]

p. 35

수렵자와 채집자

   수립과 채집은 인류 최초의 가장 성공적인 적응 행위로 인류 역사에서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문명은 그야말로 아주 최근의 일일 뿐이다. 사실 이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 사람들도 생존에 필요한 음식을 마련하려고 수렵과 채집 활동에 들인 시간은 일주일에 10~20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채집자(대부분 여자였다)는 이 노력과 성과의 80~90퍼센트를 책임졌다. 수렵자는 그저 힘을 조금 보탠다는 의미에서 단백질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전부였다.

   남자들은 사냥감을 포착했을 때 거리가 먼 곳에서 사냥과 관련된 여러 변수를 평가하는 일을 여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잘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여자들은 자기 주변의 여러 가지 것을 자세히 살피는 일을 잘한다. 사실 채집자는 자기가 채집하는 것을 찬찬히 조심스럽게 살필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어 토마토가 있다고 해보자. 토마토는 여자보다 더 빨리 달아나지 못하지만 토마토 채집자는 토마토의 숙성도, 색깔, 생김새 등의 상태를 미묘한 차원에서 파악해 과연 먹어도 괜찮은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이에 비해 수렵자는 사냥감이 나타났을 때 재빨리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미묘한 차원의 이런저런 상태를 따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저 속도와 폭력만 필요할 뿐이었다. 수렵자는 일단 사냥감을 때려죽인 뒤 서둘러 챙겨서 집으로 가져왔다. 꾸물거리다가는 다른 사람의 공격을 받아 그 신선한 포획물을 빼앗길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녀의 구매 핼동을 관찰하면 오늘날의 남녀가 구석기ㆍ신석기 시대의 남녀 모습에서 그다지 많이 바뀌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자는 만져보고 신어보고 다른 것과 어울리는지 따져보고 또 색상이 다른 것도 살펴보고 싶어 한다. 남자는 자기 취향에 맞는 사냥감이 눈에 띄면 곧바로 죽여서(사서) 가급적 서둘러 자기 동굴로 돌아간다. 우리의 먼 조상들은 사냥한 것을 안전하게 동굴까지 가져와 아무리 잔뜩 쌓아놓아도 그게 많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제 가뭄이 닥치거나 폭풍이 몰아치거나 전염병이 돌아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차고 넘쳐도 계속 쌓아두는 것, 즉 과잉수집over-collecting은 똑똑한 전략이었다. 이 전략의 부정적 측면은 쓸데없이 많은 노력을 낭비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자랄지도 모를 정도로만 수집하는 전략의 부정적 측면은 굶어죽는 것이었으므로 노력 낭비는 충분히 감수할 가치가 있었다.

   강박적 과잉수집이 인간만의 특성은 아니다. 많은 동물 종의 수컷도 과잉수집 특성을 보인다.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의 건조하고 돌이 많은 지역에 서식하는 조류인 흰머리딱새 수컷은 돌멩이를 비축해둔다. 그 돌멩이 무더기가 클수록(인간으로 말하면 로어 맨하튼 트라이베카에 마련한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암컷이 관심을 많이 보이므로 짝짓기에 유리하다.



p.44

   창고형 대형할인점

   사회적 기준에 급격히 변화를 일으킨 대형할인점은 소매유통업의 기본적인 틀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유통업체가 상품의 대량 구매로 얻는 비용 절감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준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혁명적이다. 더 의미 있는 일은 미국이 유통업자보다 소비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사실이다. 고객은 홈 디포에서 자신이 원하는 건축자재나 인테리어 제품을 직접 고를 수 있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 베스트바이에서는 모든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제품을 직접 차에 실어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어떤 특정 회사나 부문이 지닌 의미보다, 심지어 지역사회의 건강한 의사소통보다 더 중요해졌다. 결국 보이지 않는 손이 규모가 작거나 효율성이 낮은 미국과 유럽 전역의 소매유통업체를 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예전에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 전통 소매점은 심각한 경쟁에 맞닥뜨렸다. 그 시기는 소매유통업의 인프라를 새롭게 바꿔놓은 기술이 처음 등장한 때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67년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가 최초로 도입한 바코드 스캐너다.

   1960년대 이전까지는 소매유통업자들이 대량 구매자에게 할인혜택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었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입법자들은 이것을 허용할 경우 지역의 수천 개 전통 소매점이 도산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더구나 제품 소매가격을 제조업체 브랜드가 정했기 때문에 할인판매는 제한적이었고 그만큼 이 정책은 날이 무딘 무기에 불과했다.

   1960년대 들어 이윤율이 줄어들고 경쟁이 심화되자 소매유통업자들의 생존 경쟁은 치열해졌고 마침내 '제로를 향한 경주'Race to Zero가 시작되었다. 오늘날 스웨덴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 H&M의 홈페이지 hm.com에서는 소매가 긴 모크터틀넥 디자인의 드레스를 9.99달러에 팔고 있다. 이 가격에 질감을 살린 얇은 남성용 스웨터도 살 수 있다. 이 가격은 오늘날의 화폐가치 기준으로 보나 1962년 기준으로 보나 싸다. 이는 생존을 건 저가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족쇄가 풀리자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물품을'more for less이라는 구호를 내건 대형할인점 괴물들이 수천억 달러의 돈을 끌어 모았다. 이후 30년 동안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의 경영자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인 샘 월튼Sam Walton이 혜성처럼 떠올랐고, 이제 소비자가 '갑'이라는 관념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마존을 일자리 파괴 기계로 부르지만 사실 이 방면의 원조 깡패는 월마트다. '월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할인혜택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분명하고도 매력적이었다.


p.51

   1995년 전자상거래에서는 수렵자인 소비자가 쉽게 알아보고 쉽게 죽이는 것은 물론, 동굴까지 가져가는 동안 가치 손실이 일어나지 않고 동굴에서 함께 기거하는 사람들을 해롭게 할 염려도 없는 사냥감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베조스는 그런 사냥감으로 '책'이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쉽게 알아보고 쉽게 죽여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책은 맛보기용 '본문보기' 기능을 갖추고 창고에 쌓여 있었다. 이 사냥물은 이미 붙잡힌 상태라 누구든 가져가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서평 분야가 산업으로 발전해 어떤 책이 먹을(읽을) 가치가 있는지 알려주므로 굳이 매장에서 책을 꼼꼼히 분류하고 배치할 필요조차 없었다. 베조스는 서평이 자기 대신 서적 소매유통이라는 힘든 일을 해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아마존은 인터넷의 상대적인 강점, 즉 선택과 배송 분야에 의존했다. 이 인터넷 서점에는 조명 상태가 좋은 매대나 문이 열릴 때마다 들리는 차임벨 소리, 상냥한 매장 직원 같은 것이 필요치 않았다. 그가 한 일은 그저 시애틀 공항 인근에 창고 하나를 임대한 다음 로봇의 힘을 빌려 창고에 책을 채운 것이 전부였다.

   초기에 아마존은 책과 수렵자(어떤 임무를 띠고 특정 제품을 찾는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여러 해가 지나면서 고속 데이터 통신망이 보급되자 채집자들도 이 인터넷 가게에 들러 두루두루 살피고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며 시간을 보냈다. 이때 베조스는 CD나 DVD처럼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데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물품도 아마존의 판매제품 목록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아마존에서 팔 수 있을 거라는 조짐을 보인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수전 보일의 CD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이 엄청난 판매 기록을 세운 사건이었다.

   아마존은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선택의 핵심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도입했다. 이는 아마존이 아닌 개별 판매자들이 자기 물건을 팔도록 아마존에 따로 장터를 열어준 것이었다. 이로써 판매자들은 소미자 기반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접근하는 혜택을 누렸고, 아마존은 재고 비용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도 판매제품 목록을 어마어마하게 늘릴 수 있었다.

   현재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게 발생하는 매출액은 아마존 전체 매출액의 40퍼센트 수준인 400억 달러에 이른다. 엄청난 고객흐름에 투자할 충동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한편 아마존은 소비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어떤 범주가 매력적인 흐름을 보이면 직접 그 물건을 판매함으로써 곧바로 그 흐름을 사업화할 수 있었다. 요컨대 아마존은 마음만 먹으면 아시아의 고전 벽 장식이나 니컬러스 케이지 베갯잇, 윤활유 55갤런 묶음을 직접 제공할 수 있다.

   아마존은 더 많은 것을 더 적은 노력으로 수집하려 하는 우리의 수렵자-채집자 본능에 소구한다. 사실 우리는 중독에 버금갈 정도로 물건에 심하게 집착한다. 동굴생활을 한 석기시대 사람들은 딱딱한 것을 깨거나 열기에 적합한 돌을 비롯해 이런저런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가령 화려한 색깔의 진흙으로 후손에게 언제 작물의 씨를 뿌려야 할지, 어떤 위험한 동물을 피해야 할지 알도록 벽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일수록 생존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물건을 갖고자 하는 욕구는 현실적이다. 물건은 우리를 따뜻하고 안전하게 해주니 말이다. 이런 욕구가 있기에 우리는 음식을 장만하고 준비한다. 욕구는 이성을 유혹하고 후손을 돌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물건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손쉽게 얻은 물건이다. 손에 넣기에 힘이 덜 들고 또 절약한 시간에 다른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어서다.

   자본이 드는 가게가 따로 필요 없었으므로 베조스는 창고 자동화에 투자했다. 규모는 힘이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소매유통업자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시했다. 나아가 충실한 고객, 책을 내는 저자, 배송 회사, 자기 웹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는 데 동의하는 재판매업자들에게 온갖 제안을 했다. 이로써 점점 더 많은 동업자를 아마존으로 끌어들였다.

   책과 DVD라는 좁은 틀을 깨고 아마존을 모든 것을 다루는 틀로 몰고 가는 유형의 실험과 공격성을 군사용어로 ‘우다 루프’OODA loop라고 한다(OODA는 관찰Observe, 방향 설정Orient, 결정Decide, 행동Act을 뜻한다). 이것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해 당신이 다음 차례의 작전에 들어갈 때 ‘적’(이 경우의 적은 다른 소매유통업자)이 미처 정신을 차리지 못해 당신이 이전에 수행한 작전에 대응하게 만들어 그것이 아무 효력을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아마존은 이 우다 주기를 무자비하게 실행했다.

   이 접근법은 초기 15년 동안 전통 소매유통업 CEO들에게 전자상거래는 전체 소매유통업 중 1펀세트, 많아봐야 6퍼센트밖에 점유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아마존이 무시무시한 발톱과 무제한의 자본을 확보할 때까지 이 소매유통업체들은 자기 숨통을 조일 위협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단 한 차례도 기울이지 않았고, 결국 때를 놓치고 말았다.


p.65

리스크가 클수록 수익도 크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부담하는 태도를 약삭빠르게 두 개의 유형으로 나눠 공개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첫 번째는 돌이킬 수 없는 의사결정 유형(“이것이 아마존의 미래다.”)이고, 두 번째는 얼마든지 돌이킬 수 있는 의사결정 유형(“어떤 것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경우 우리는 곧바로 포기하고 돌아선다.”)이다.

   베조스의 견해로는 두 번째 유형의 실험을 많이 하는 것이야말로 아마존 투자 전략의 핵심이다. 이 유형의 실험으로는 ‘비행선 창고’Flying Warehouse나 드론을 화살 공격에서 보호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아마존은 둘 다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여기에 투자하는 비용은 싼 편인데, 이는 자금을 지나치게 많이 낭비하기 전에 투자를 취소하고 아마존이 선도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이런 스토리를 좋아한다. 흥미로운 어떤 모험 원정대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가. 더구나 경쟁자를 불태워버리기에 충분한 연료(자금)를 갖고 있는 아마존은 이따금 그 모험을 현실로 구현한다.

   아마존이 엄청나게 많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마존이 어떤 구상이나 사업 혹은 제품이 기대한 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초기에 가차 없이 폐기하고 자본(아마존의 경우 주로 인적자본)을 또 다른 ‘미친 짓’에 투입한다는 점이다.

   전통적 기업에서 일한 내 경험을 근거로 말하자면 새로운 모든 것은 혁신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그 일을 할당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비이성적이고 무조적적으로 지지한다. 즉, 알고 보니 그 프로젝트가 정말 형편없다는 사실을 끝내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 결과 전통 기업들은 투자 자금도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더러 설령 기회가 와서 타석에 들어서도 배트를 상대적으로 덜 휘두르며 가만히 지켜본다. 아마존은 추진하는 구상이나 프로젝트가 잘 돌아갈 것임을 확실히 알기 전까지는 무작정 마구 투자하지 않는 화고한 규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아마존은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소리 높여 선전했으나, 실제로 이 기간에 설립한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합해 대략 25곳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규모의 경제를 확신할 정도의 포맷을 발견하지 못한 탓이다.

   베조스는 다른 위대한 리더와 마찬가지로 황당무계한 ‘미친’ 발상을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미친’ 발상은 어리석은 게 아니라 대담하다. 비행선 창고라는 발상을 처음 들었을 때 당신은 아마 헛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상에 세운 창고를 빌리고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보자. 이런 창고는 어느 측면에서 비용을 가장 많이 잡아먹을까? 바로 인접성과 임대 관련 문제다. 이제 비행선 창고를 다시 생각해보자. 그래도 미친 짓일까?


p.69

   기업 이사회는 대부분 경영진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최소 자본을 투자해 최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아마존은 이 질문을 뒤집어버린다.

   "어떤 기업도 투자할 여유가 없을 만큼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지만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무언가를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이유가 뭘까? 아마존은 다른 기업과 달리 수익률을 낮게 기대하는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송 시간을 이틀에서 하루로 줄이는 사업을 생각해보자. 이렇게 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들어간다. 아마존은 도시 인근에 자동차 시스템을 같추고 '똑똑하게' 돌아가는 스마트 창고를 지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부동산과 인력 비용이 아주 비싸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이런 인프라 투자는 최소한의 수익을 안겨주면서 자금은 엄청나게 잡아먹는다.

   아마조은 다르게 생각한다. 그 사업은 아마존에 그야말로 완변학 일이다. 왜냐고? 메이시스와 시어스, 월마트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온라인 사업의 배송 시간을 줄이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쓸 여유가 없다. 그러면 결국 이들은 짧은 배송 시간을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고 만다.

   2015년 아마존은 70억 달러를 배송 비용으로 지출했다. 배송 쪽 손실만 50억 달라였고 전체적으로는 24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미친 게 아닐까? 아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산소 탱크를 갖추고 잠수 운항을 하며 다른 소매유통업자들이 자신을 따르게 하고 있다. 즉, 자신이 설정한 가격을 따르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달라진 배송 개념에 맞추게 한다. 그런데 다른 소매유통업체들은 아마존은 따라잡으려다 폐에 물이 차서 익사하고 만다. 이렇게 해서 다른 소매유통업체들이 다 죽고 나면 아마존은 수면으로 떠올라 대양을 온전하게 자기만의 영역으로 독차지한다.


p.88

   여기서 잠깐, 당신은 아마존의 물류창고 내부를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왜 그럴까? 아마존의 창고 내부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불안감을 주기까지 한다. 작업 환경이 안전하지 않느냐고? 그렇지 않다. <뉴욕 타임스> 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직원을 학대하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다. 정신이 없는 이유는 학대 행위가 아예 없어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거기에는 사람이 없다. 제프 베조스가 최저소득 제도를 주장하는 이유는 그가 미래의 작업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이미 보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의 비전에는 인간이 차지할 일자리가 없다. 최소한 현재의 노동 인구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일자리는 없다. 앞으로는 로봇이 현재 인간이 하는 일을 점점 더 많이 대신한다. 로봇은 인간 못지않게(때로는 인간보다 더 잘) 업무를 수행하고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자녀를 데려와야 한다며 조기퇴근 따위의 성가신 요구도 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자사의 핵심 역량인 로봇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다. 시사토크쇼나 선거를 앞둔 정치인에게 원성을 들을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2012년 아마존은 물류창고 전문 로봇 생산업체 키바 시스템스를 7억 7,500만 달러에 조용히 인수했다. 기업가는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아니다. 그들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 대다수 기업가는(적어도 기술 분야 기업가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을 제공함으로써 일련의 과정을 처리하는 능력과 주파수 범위인 대역폭Bandwidth을 지렛대 삼아 일자리를 파괴한다.


p.97

   월마트

   아마존의 고공행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월마트다.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성장하는 데는 아마존 외에 또 다른 걸리돌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월마트의 직원, 즉 노동력이다. 저임금을 받는 이들에게는 멀티채널 접점에 대응할 역량과 기술이 부족했다. 여기에다 고객 가운데 다수가 브로드밴드나 스마트폰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가장 큰 부자는 직원에게 최소 임금을 주며 자기 물건을 팔게 하는 데 통달한 사람이었지만, 21세기 가장 큰 부자는 임금을 한 푼도 주지 않아도 알아서 물건을 팔아주는 로봇에 통달한 사람이다.


p.104

   경찰은 범인 사이드 리즈완 파루크의 아이폰을 확보한 다음 연방법원에 애플이 범인의 아이폰 암호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고, 연방법원은 애플에게 문제의 아이폰 암호를 풀라는 내용의 명령서를 발부했다. 그러나 애플은 이 명령을 거부했다. (중략)

   "만일 범인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이 아니라 '블랙베리'였어도 과연 사람들이 그토록 입에 거품을 물며 사생활 보호를 주장하고 나섰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FBI가 신청해서 얻은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 법원 명령서는 캐나다의 워털루에 있는 블랙베리 본사 정문에서 전혀 다른 대접을 받았으리라. 이 캐다나 회사가 48시간 내에 그 휴대전화의 잠금장치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수십 명의 의원이 캐나다와의 통상금지를 내세우며 위협하고 나섰을지도 모른다.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이 쟁점을 놓고 미국인의 여론을 조사한 끝에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 지지자 사이에는 뚜렷한 특성, 기존의 통상적인 관념과 확연히 다른 특성이 존재한다. 요컨대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사람들은 애플 편을 들었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나이든 사람들은 정부 편을 들었다. 민주장 지지자라면 거대 정부의 영향력 확대를 지지해야 옳고 공화당 지지자라면 대기업이 누릴 특권, 특혜를 지지해야 옳은데, 양쪽 모두 정반대 태도를 보인 셈이다. 아무튼 애플은 전혀 다른 종류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다르게 표현하면 소비자 세계에서 중요한 사람은 누구나 애플 편을 든다. 대학을 졸업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1982~2000년에 태어난 세대로, SNS에 익숙하고 사회 참여의식이 높다.)인 젊은 민주당원은 단순히 지구를 물려받은 게 아니다. 그들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를 졸업한 공학도와 하버드 대학교 중퇴자의 지도를 받아 지구를 정복했다. 이들의 소득은 점점 늘고 있는 젊은이들이 흔히 그렇듯이 소득을 비합리적으로 지출하며, 사업적으로 자신을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만들어주는 첨단기술을 적용한 시설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애플 편을 든다. 애플이 자기들의 독단적이고 반체제적이며 진보적인 여러 이상을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자선단체에 한 푼도 내놓지 않고 거의 언제나 중년의 백인남성만 채용하는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사실에는 눈을 감았다.

   잡스를 향한 그런 비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애플이 멋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플은 신기술을 도입한 혁신자가 아닌가! 그렇기에 연방정부가 애플이 태도를 바꿔 법원 명령에 순종하도록 강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을 때 애플의 열광적인 신봉자들은 애플을 보호하겠다며 나섰다.


p.121

럭셔리 브랜드가 누리는 프리미엄

   일종의 메타희소성meta-scarcity이 애플의 성공 열쇠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애플 워치를 수백만 대씩 팔 수 있지만 전 세계 인구 중 이들 제품을 '이성적으로' 구매할 여유가 있는 사람은 1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애플이 원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2015년 일사분기에 아피온이 전 세계 전체 스마트폰 선적 물량의 18.3퍼센트밖에 차지하지 않았으나 스마트폰업계의 전체 이익 가운데 92퍼센트를 챙겼다. 이것이 사치품 마케팅이다. 당신의 수완과 DNA와 배경으로 볼 때 당신이 상위 1퍼센트에 속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하면 친구나 낯선 사람에게 알릴 수 있을까? 간단하다. 아이폰을 들고 다니면 된다. (중략)

   점점 더 많은 기자와 저술가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 애플을 좋게 표현하는 글을 쓰고 있지만, 대개는 애플을 사치품 브랜드로 바라보지 않는다. 나는 지금까지 25년 동안 사치품 브랜드 업체를 상대로 컨설팅을 해왔는데, 포르쉐와 프라다에 이르는 이들 회사에는 공통적으로 핵심적인 다섯 개 특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것은 우상화한 창업자, 장인정신, 수직적 통합, 세계 무대로의 확산 그리고 프리미엄 가격이다.


p.126

   애플이 적용한 사치품의 본질은 단순성, 즉 궁극적 세련미에 있다. 컴퓨터가 작게 보이도록 만든 여러 수직선과 황백색의 표면을 특징으로 하는 1980년대의 눈처럼 새햐얀snow white 디자인부터 '노래 1,000곡을 당신의 주머니 속에'라는 슬로건의 아이팟까지 단순성은 애플이 집요하게 추구한 특석잉다. 단순성은 매끈한 외양과 사용상의 편의성을 수반한다. 대상과의 교감이 즐거움을 줄 때, 브랜드 충성심은 커지게 마련이다.

   아이팟의 클릭 휠click wheel은 우아하면서도 장난스러운 재미를 더했다. 그리고 아이폰은 터치스크린을 채택했다. 터치스크린의 마법은 "나는 스크롤하는 순간 나는 이미 네 것이다."You had me at scrolling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애플은 노트북컴퓨터 파워북의 외장으로 알루미늄을 선택했는데 이는 알루미늄이 가볍고 제품을 더 얇게 만드는 데 유리하며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이었다. 애플의 데스크톱 아이맥 광고에 나온 대로 애플의 기술은 '그저 놀라울 뿐이고 놀랍도록 단순하다.'Simply amazing, and amazingly Simple.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아이콘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플 제품은 '아주 단순하고 조리 있고 꼭 필요한 것으로 보여 이성적으로 다른 대안을 떠올릴 수 없다.' 인지심리학은 매력적인 사물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고 창의적인 도전을 하도록 자극하며 보다 더 강한 회복탄력성을 보장해준다고 설명한다. 애플에서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첨단기술 부문 책임자로 일한 돈 노먼은 이렇게 말했다.

   "매력적인 제품은 작동도 더 잘 된다. 자동차를 세차한 뒤 운전하면 자동차가 더 잘 나간다. 그렇지 않은가?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런 느낌이 드는 것만은 분명하다."


p.129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 복귀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던 1999년 드렉슬러를 애플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영입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애플은 버지니아의 타이슨스 코너에 최초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애플 매장은 갭 매장보다 훨씬 더 으리으리했다. 애플의 이 전략에 대부분의 전문가가 고개를 저었다. 매장을 매개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구닥다리이며 오직 인터넷만 미래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스티브 잡스가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당시 대다수가 애플이 얼토당토않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또 팬시 매장을 열어 행인들 위주의 사치품 영역에 스스로를 가둔다고 보았다. 사람들은 이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애플만 모른다고 생각했다. 기술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추동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과 그 열풍이 전자상거래업계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왜 애플은 바라보지 못할까?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 조셉 그라지아노는 <비즈니스위크>에 "세상 사람들은 치즈를 바른 크래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잡스는 이들에게 캐비어를 내놓자고 고집한다. (...) 이제 애플에 재앙이 닥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다시피 매장은 기술 산업을 바꾸었고 애플이 사치품 회사로 발돋움하게 했다. 아이폰은 애플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매장은 애플의 브랜드 가치와 이윤을 끌어올렸다. 뉴욕의 번화가 5번가나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 보면 루이비통, 까르띠에, 에르메스 그리고 애플 매장이 쉽게 눈에 띈다. 이러한 매장 개설은 어쩔 도리가 없는 경로다. 2만 6,000달러짜리 까르띠에 발롱블루 시계나 5,000달러짜리 스웨이드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만약 메이시스 백화점 매장에 진열한다면 빛을 잃고 말 것이다.

   브랜드의 직영 매장은 그 브랜드의 사원처럼 여겨진다. 애플의 매장 매출액은 1제곱피트당 약 5,000달러에 이른다. 그 뒤를 이어 단위면적당 매출액이 가장 높은 매장이 편의점인데 그래봐야 애플 매장의 절반에 불과하다. 애플의 성공은 결정지은 것은 아이폰이 아니라 애플 매장이었다.


p.139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잡스의 천재성

   잡스가 애플의 모든 위대한 제품을 발명했다는 허위 사실을 믿는 사람이 지금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마치 그가 캘리포니아의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연구개발실에 앉아 작은 머더보드에 칩을 납땜해서 붙인 끝에 마침내 세상에 아이팟을 내놓기라도 한 것처럼 믿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는 말이다. 실제로 '애플1'을 만든 사람은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다.

   스티브 잡스는 천재였으나 그의 천재성은 다른 곳에 있었다. 실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하는 전자상거래가 등장하면서 모든 분야 전문가가 도매상, 소매상, 브로커, 대리점 드으이 소매유통 중개 경로가 사라질 거라는 소위 기술의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를 주장하던 시점에 그의 천재성은 가장 두드러졌다.

   잡스는 동종업계의 다른 모든 사람과 달랐다. 콘텐츠를(심지어 소비재도) 온라인으로 매매하고 있을지라도 하드웨어 전자제품을 프리미엄 가격을 매긴 사치품으로 만들려면 다른 사치품처럼 판매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는 제대로 인식했다. 즉, 화려한 조명 아래 제품을 전시하고 고객이 눈짓만 해도 얼른 달려가 궁금한 것을 설명해주는 젊고 열성적인 '천재' 판매원이 있어야 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사고파는 과정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유리벽 매장을 갖추는 일이었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에는 다른 고객뿐 아니라 지나가는 행인도 포함된다. 그들이 자사 팡품을 사는 구매자를 바라보며 그 구매자가 '선택받은 사람'이라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우아하고 유행에 맞게 포장해 더 비싸게 팔리는 다른 사치품과 동일한 설계 개념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애플이 다른 어떤 기술 기업도 해내지 못한 엄청난 이윤율을 누리며 '저비용을 들인 프리미엄 가격' 제품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다시 말해 거의 불가능한 성취를 거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사치품 범주에서는  애플 같은 성취를 거두거나 비슷하게나마 성취한 기업이 단 하나도 없다. 핸드백 부문에서 프리미엄 가격 상품인 보테가 베네타는 비용이 높은 브랜드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페라리가, 호텔 부문에서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그룹이 그렇다. 이들은 저비용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하지만 애플은 저비용을 들였음에도 프리미엄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는 대부분의 기술 기업보다(특히 소비자 기술 기업보다) 한 세대 앞서 자동화와 로봇화를 실현하고 세계적인 규모의 공급망을 구축한 덕분이다. 또한 애플은 소규모 지원군과 IT 전문가의 지원을 받는 소매유통점을 구축했는데 모든 브랜드와 소매유통업자가 이것을 부러워한다.


p.145

다음 차례는 무엇일까?

   애플을 비롯한 네 개의 거인기업은 각각 하나의 독립적인 사업으로 출발했다. 애플은 기계류, 아마존은 매장, 구글은 검색엔진 그리고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로 각각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 이들은 서로 경쟁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2009년 당시 구글의 CEO이자 애플의 이사이던 에릭 슈미트는 장차 두 기업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견하고 자진해서(혹은 사퇴 요청을 받고) 애플의 이사직을 사퇴했다.

   이후 네 기업은 끊임없이 서로의 영역을 노리는 시도를 해왔다. 현재 이들 가운데 둘 혹은 셋은 서로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광고, 음악, 서적, 영화, 소셜 네트워크, 휴대전화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장도 그렇다. 그 와중에 애플은 사치품 브랜드로 고고하게 서 있다. 이 차이 덕분에 애플은 상당 규모의 강점을 확보해 큰 폭의 이윤과 예리한 경쟁력을 누리고 있다. 애플이 아랫동네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에 초연할 수 있는 이유는 사치품이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경쟁에서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애플이 다른 세 기업으로부터 심각한 수준의 도전을 받을 것 같지 않다. 아마존은 가격을 할인한 태블릿을 팔고 페이스북은 전화번호부보다 더 매력적이지 않다. 웨어리블 컴퓨팅Wearable Computing의 한 종류로 구글이 개발한 구글 글라스는 그걸 착용했을 때 섹시하고 스마트해 보일 것이라는 그들의 바람과 달리 사람들에게 불쾌감만 안겨준다.

   애플은 자사 주위에 다른 어떤 회사보다 깊은 해자를 파놓았고, 사치품 브랜드라는 위상 역시 애플의 수명을 한층 더 연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른 세 거인기업은 수사자처럼 최첨단 경쟁이 펼쳐지는 살벌한 초원에서 언제 더젊고 강한 다른 수컷에게 밀려나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지만, 애플은 어떤 위기에도 죽음을 피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p.153

갈망을 제시하는 페이스북

   2017년 기준 페이스북은 기업계 역사상 다른 어떤 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 페이스북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소비자가 지갑을 열도록 설득하는 영향력을 살펴보면 마케팅 퍼널Marketing Funnel(퍼널, 즉 깔때기 터널 안에서 소비자가 인지, 저보탐색, 대안평가, 구매, 지지 단계를 거쳐 고객으로 변해가는 과정)의 가장 상위 단계인 인지 단계에서 페이스북이 폭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소셜 네트워크, 특히 페이스북의 자회사 인스타그램에서 배우는 것은 온갖 생각을 낳고 온갖 욕망을 일으킨다. 어떤 친구가 멕시코에서 제이크루 샌들을 신고 있는 사진이나 터키의 소호 하우스 옥상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사진을 본 우리도 그렇게 해보고 싶어진다. 페이스북은 다른 어떤 광고와 판매 촉진 매체보다 더 강렬하게 목적을 각인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구글이나 아마존에 들어가 어디에 가면 그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다시 말해 구글은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아마존은 '언제' 배송을 받는지 제시하지만, 페이스북은 당신이 갖고 싶어 할 그 '무엇'을 제시한다.

   역사적으로 마케팅에서 규모와 목표시장target을 결정하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였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규모를 제공한다. 이 경기의 TV 중계방송은 약 1,100만 명이 시청하며 그들에게 거의 동일한 광고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 광고 중 압도적 다수는 대다수 시청자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 당신에게는 하지불안증후군이 없을 가능성이 크고 아시아 브랜드 자동차 시장과 관련이 없을 확률이 높다. 또한 당신은 버드와이저를 마시지 않을 테고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략)

   페이스북만큼 각 개인을 대상으로 목표시장을 선정하는 능력을 규모와 탁월하게 결합한 사례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는다. 18억 6,000만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에게는 각각 개인 페이지가 있고 거기에는 여러 해에 걸친 개인 콘텐츠가 들어 있다. 만일 고아고업자가 특정 개인을 목표로 삼고 싶어 하면 페이스북은 그 특성고 연관이 있는 행동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점에서 페이스북은 확실히 구글보다 한 수 위다.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이 검색엔진의 거인 구글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바일 앱 덕분에 페이스북은 2017년 현재 디스플레이 광고의 세계 최대 판매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구글이 신문, 방송 같은 전통 매체로부터 광고 수익을 눈부시게 가로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특이하고도 놀라운 성취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우리의 온갖 자료를 분석해 친구보다 더 우리를 속속들이 알고 이해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페이스북은 우리가 클릭하는 것, 우리가 쓰는 어휘, 우리의 이런저런 활동, 우리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서 상세하고 정확한 어떤 사실을 수집해 저장한다.

   한편 우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포스트(이런 포스트는 대개 친구들을 위해 설계한다)의 목적은 주로 자신을 홍보하는 데 있다. 당신의 페이스북 자아는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려 당신과 당신의 삶을 에어브러시로 수정한 이미지다. 실제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밝게 윤이 나도록 수정한 것이 페이스북의 사용자 이미지다. 페이스북은 잔뜩 치장하고 뽐을 내기 위한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경험한 절정의 순간, 기억하거나 기억되고 싶은 순간(가령 파리에서 보낸 주말이나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본 경험)과 관련도니 포스트를 올린다. 자신의 이혼서류 사진이나 지난 화요일에 자신이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는지 보여주는 사진은 거의 올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용자들은 미술관으 큐레이터 역항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카메라의 운영자 페이스북은 속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진실을 바라보는데, 이는 페이스북에 광고를 싣는 광고업자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드러내도록 만드는 미끼다.


p.162

   이 책에서 굳이 사생활 보호에 관한 어떤 문제를 깊이 파고들 필요는 없다. 그런 논의는 다른 수십 개 채널에서 맹렬하게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사생활 보호와 정보 적합성 사이의 냉전은 우리 사회에서 벌써 진행되고 있다. 아직 '페이스북 금지'같은 진짜 총알을 발사하지는 않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주장하는 쪽과 정보 적합성을 주장하는 쪽 모두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으며 둘 사이의 대립은 커다란 갈등으로 쉽게 비화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 정보 가운데 많은 부분을(하루 동안 하는 일, 이메일, 전화 통화, 그 밖에 모든 것을) 민간기업이 가동하는 기계에 자발적으로 제공하며, 그 기업이 정보를 보호해주고 또 올바르게 사용하길 바란다. 아니, 심지어 정보가 무사하길 기대한다.

   이들 플랫폼의 유용성이 워낙 크기에 소비자는 지금까지 자신과 관련된 자료와 사생활이 악용되고 침해당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해왔다. 한데 네트워크상의 안전장치는 충분하지 않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2014년과 2016년 야후가 해킹당하면서 그들이 보요하고 있던 데이터가 유출되었다. 데이터 해킹과 유출은 벌써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이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을 지경이다. 나는 2단계 인증 절차를 사용하며 비밀번호도 자주 바꾼다. 누구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라는 말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을 더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만일 당신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소셜 네트워크를 한다면 당신은 이미 사생활 침해에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p.164

   이것은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더 높아지는 자동차와 같다. 지금 우리에게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 버튼 같은 제품들이 있다. 나이키 신발은 신을수록 그 가치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당신이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 올릴수록 페이스북의 가치는 점차 커진다. 이것이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 혹은 민첩한 대응Agility이다. 사용자는 페이스북이라는 네트워크를 보다 강력하게 만든다.

   어디에 취직해야 할까? 또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벤자민 버튼 같은 회사에 취지갛고 투자하라.


p.171

   저커버그는 이미지야말로 페이스북의 비장의 카드이며 그 이미지를 자신의 소셜 제국 인스타그램 날개 아래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이미지를 단어에 비해 6만 배 빨리 받아들인다. 즉, 이미지는 심장에 가장 빠르게 닿는 매개물이다. 그런데 스냅챗이 이 시장의 파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뚝 떼어간다면? 더 나아가 이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된다면? 페이스북 입장에서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면 안되므로 당연히 그 위협을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아일랜드에서 카메라를 우선시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그것은 스냅챗의 복제물이다. 2016년 저커버그는 어느 수익 평가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카메라는 우리가 무언가를 공유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어쩐지 많이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페이스북은 벌써 ㅅ 냅챗의 다른 특성(구체적으로 말하면 퀵 업데이트Quick Updates, 스토리스Storis, 셀카 필터, '한 시간 메시지' 등)을 무단으로 전용했다(말하자면 훔쳤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한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페이스북은 황소까지도 삼켜버리는 버마왕뱀이다. 삼킨 황소를 다 소화하고 나면 이 뱀은 원래의 모습올 돌아간다. 한층 더 커진 모습으로 말이다.

   이 거대한 괴물은 2012년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삼켰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몇몇 인수 가운데 하나다. 직원이 19명에 불과한 회사를 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이런 조롱에도 저커버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지불하는 금액의 50배가 넘는 가치가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 시장에서 프리미엄 플랫폼임을 당신이 믿든 말든 지난 20년 동안 이뤄진 수많은 기업 인수 사례 가운데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가 단연 최고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 인수가 얼마나 탁월했는지 평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인스타그램의 '콘텐트 영향력 지수'Content Power Index를 살펴보는 일이다. 어떤 플랫폼의 사용자 수와 참여engagement 수준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하는 이 지수는 인스타그램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플랫폼임을 드러낸다. 페이스북 사용자의 3분의 1 규모인 4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참여 수준은 페이스북의 1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p.184 

클릭이냐 책임감이냐

   미국인의 44퍼센트와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읽는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자사가 미디어 회사로 여겨지길 바라지 않는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전통적인 생각은 이들이 자사 주식 가치를 염려해 이런 딱지 붙이기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미디어 회사들은 다소 제정신이라 보기 어려운 평가밖에 받지 못하지만 네 개의 거인기업은 수천억 달러라는 시가총액 평가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수 기업은 그저 평온하거나 번성하는 상태로는 만족하지 않고 무지무지하게 부자여야 한다는 목표의식에 젖어 있다. 그래서 언제나 커다란 인기를 얻는 리텐션 전략Retention Strategy(기존 고객의 잔존율을 높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쓴다.

   미디어 회사로 비춰지기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보다 더 비뚤어진 생각에 있다. 뉴스 부문에서 존경받는 기업은 공공 책임성을 인식하고 전 세계 소비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일정 정도 역할을 수행하려 노력한다. 편집의 객관성, 사실 확인, 언론 윤리, 시민 차원의 담론 등은 모두 그런 책임성과 관련이 있다. 이 책임을 다하려면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수익 창출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 내게 가장 익숙한 미디어는 <뉴욕 타임스>이다. 이 신문의 편집자들은 올바른 기사를 쓰기 위해 애쓸 뿐 아니라 독자에게 제시하는 기사가 편향적이지 않도록 노력한다. 만일 좌파 진영에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뉴스(예를 들어 외국인 불법체류자 추방, 녹고 있는 남극 대륙 뉴스)가 많으면 보수적 성향의 기사를 보충해(가령 전 국민의 건강보험가입 의무를 골자로 한 의료보험 개혁 법안 오바마 케어를 공격하는 데이비드 브록스의 칼럼으로) 균형을 맞춘다.

   물론 많은 사람이 책임있게 행동해야 할 미디어가 실제로 균형을 유지하며 '제대로' 하는 게 맞느냐며 의혹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들은 노력하고 있다. 편집자들이 어떤 내용을 전면에 내세울지 토론할 때 이들은 적어도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는 과제를 진지하게 생각한다. 모든 것이 다 클릭이고 돈은 아니라는 말이다.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다르다. 이 회사는 명백히 자기 탐욕을 계몽주의적인 태도와 겉모습 뒤로 숨기려 한다. 이런 모습은 기본적으로 기술 경제 분야의 다른 승자들과 동일하다. 페이스북 외에 나머지 세 개의 거인기업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리더십에서 진보적인 브랜드를 강화하고 다문화주의를 옹호하며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에 적극적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약육강식의 진화론적이고 탐욕적인 경로를 따라 수익을 추구하며 자기 손이 날마다 일자리를 파괴하는 현상을 무시한다.

   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페이스북의 유일한 과제는 돈 버는 일이다. 회사의 성공을 클릭 수오 수익이 결정하는데 굳이 올바르지 않은 이야기보다 올바른 이야기를 선호할 이유가 있을까? 그저 '미디어 감시견'Medai Watchdog 역할을 하는 회사를 고용해 눈 가리고 아웅 하면 그만이다. 알고르짐으로 작동하는 기계의 눈에 1회 클릭은 어디까지나 1회 클릭일 뿐이다. 전 세계에서 이 페이스북 기계의 정보 처리에 최적화한 이야기를 생산하는 온갖 편집 활동은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가리지 않고 이들의 클릭을 유혹하는 미끼를 던지려 온갖 황당한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p.188

   하지만 가짜 뉴스는 여러 사업 번창 요소 가운데 하나다. 가짜 뉴스를 제거하려면 페이스북이 세상에서 가장(혹은 두 번째로) 영향력 있는 이디어 회사의 편집자라는 책임성을 인정하게 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일이다. 이 경우 페이스북은 주류 미디어들이 직면한 것과 같은 분노와 의심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가짜 뉴스를 없앨 때 페이스북이 수십억 건의 클릭과 거기에 따른 수익도 함께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내용을 향한 비판을 회피하고자 자사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그저 '콘텐츠를 위한' 플랫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하다. 그러나 '플랫폼'은 지금 페이스북이 실제로 저지록 있는 것처럼 사회에 끼치는 어떤 위해에 책임을 면제해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만일 맥도날드가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쇠고기의 80퍼센트가 가짜이며 소비자를 병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자사하는 패스트푸드 식당이 아니라 패스트푸드의 플랫폼일 뿐이므로 그 일은 자사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과연 우리가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페이스북의 한 대변인은 가짜 뉴스 논란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직접 진실의 최후 결정권자가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최대한 노력할 수는 있지 않은가? 페이스북이 미국 성인의 67퍼센트가 접속하는 최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날마다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접한다면, 페이스북은 이미 세계 최대 뉴스 미디어 회사다. 문제는 이 뉴스 미디어에 진실을 추적하고 감독하는 보다 큰 책임성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뉴스 미디어의 핵심이 바로 거기에 있으니 말이다.


p.189

   우리는 소셜 미디어가 이런저런 콘텐츠를 중립적으로 제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생각할 줄 아는 독립적인 개인이고 진실과 거짓을 얼마든지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 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알아서 잘 선택한다고 여긴다. 한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우리가 무언가를 클릭하는 과정은 깊은 잠재의식에서 이뤄진다. 생리학자 벤저민 리벳은 뇌전도를 사용해 사람이 어떤 동작을 하겠다는 의사결정을 내렸음을 느끼가 300밀리세컨드(0.001초) 전에 뇌의 운동피질이 이것을 감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콘테츠를 보고 클릭할 때 이는 논리적 판단 결과가 아니라 충동에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해 소속감을 느끼고 인정받거나 안전을 보장받고 싶은 욕구가 잠재의식 깊은 곳에서 우리의 행동을 좌우한다. 페이스북은 이 욕구를 이용해 우리게에 보다 많은 '좋아요'를 줌으로써 더 많은 시간을 자사 플랫폼에 머물도록 만든다(페이스북의 성공에서 핵심 요소는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이다). 또 페이스북은 누군가가 당신이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을 즉각 알려주는데, 그 바람에 당신은 집이나 직장에서 하던 일을 잠깐 멈춘다. 그뿐 아니라 당신이 자신이나 친그들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어떤 기사를 공유할 때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길 기대한다. 그 기사가 열정적일수록 당신이 받는 반응은 그만큼 더 많아진다.


p.192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하나의 콘텐츠이자 제품으로 존재하는 미디어 플랫폼들은 수십억 인구 사이에 보다 큰 공감을 만들어내고 각각을 연결해 쉽게 소통하도록 했다. 가치의 무게 중심이 낡은 미디어 회사에서 새로운 미디어 회사로 바뀐 결과는 일자리 파괴로 이어지고 장차 어떤 격변기가 오든 온갖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사람이든 운동이든 현대 문명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외부의 협박으로부터 보호받고 오로지 진실만 추구해야 할 제4부(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동격이라는 의미)인 언론부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미디어를 통제하고 왜곡하는 일이다. 오늘날 미디어를 과점하는 페이스북과 구글을 바라보며 우리가 당혹감을 느끼는 것은 이들이 “우리를 미디어라고 부르지 마라. 우리는 플랫폼일 뿐이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치는 형태로 사악한 독재자나 권력층이 가짜 뉴스를 교묘히 생산해 유통하도록 허용하는 셈이다. 또 장차 인류의 가장 큰 미디어가 우리를 그 옛날 원시 사회처럼 동굴 벽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지도 모르는 위험을 조장하는 일이다.


p.202

신뢰로 쌓은 커다란 영향력

   오늘날 구글이 현대적인 신으로 추앙받는 이유 중 하나는 구글이 우리의 가장 내밀한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천리안이라도 있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속 생각과 의도를 모두 꿰뚫어본다. 우리는 구글에 질문할 때 성직자나 어머니, 가장 친한 친구 혹은 의사에게도 선뜻 말하지 못하는 것까지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가령 헤어진 여자 친구를 스토킹하는 방법이나 갑자기 몸에 나타난 발진의 원인, 자신에게 변태적 취향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사람들의 발에 유독 관심이 많은 것뿐인지도 알아볼 수 있다. 우리는 아무리 이해심이 많은 친구도 눈이 휘둥그레져 뒷걸음치게 할 만한 은밀한 이야기까지 구글에 털어놓는데, 구글을 그 모든 이야기를 그 어떤 편견 없이 다들어준다.

   사람들은 구글을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신뢰한다. 구글에 하는 질문 여섯 개 가운데 하나꼴로 질문자가 다른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질문, 즉 처음 하는 질문이다. 과연 다른 어떤 기관이나 사람이(아무리 해당 분야 전문가이거나 성직자인들) 맨 처음 하는 질문을 그토록 많이 받을만큼 높은 신뢰를 받을까? 과연 어떤 현자가 구글처럼 질문자가 난생 처음 하는 질문을 기꺼이 하도록 마음을 자극할 수 있을까?


p.247

   알고 있다시피 기술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도둑질’은 애플의 도둑질이다. 스티브 잡스는 산업 전체를 뒤바꿔놓은 매킨토시를 제작할 때 제록스가 처음 만든 마우스 조작 방식의 그래픽 데스크톱을 훔쳤다.

   영국인 해놓은 설계를 개선하고 여기에 광대한 자원과 점점 늘어나던 인구를 시장에 결합한 로웰이나 그의 동시대 사람들처럼 스티브 잡스도 제록스의 GUI Graphical User Interface에 애플 2가 거둔 거대한 성공조차 압도할 정도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폭발적으로 확장할 잠재력이 있음을 알아보았다. 이와 관련해 애플이 했던 “GUI를 통해 모두를 위한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라는 표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이 작업은 제록스가 결코 할 계획이 없던 것이고 또한 그렇게 할 제도적, 전략적, 철학적 능력도 없던 것이었다.

   애플은 다른 회사가 개발한 혁신을 가져다가 거기에 담긴 보다 나은 ‘마케팅 강점’을 활용한다. 현재 최강자라는 애플의 지위를 떠받쳐주는 여러 기술은 애초에 애플이 개발한 게 아니었다. 애플은 그중 많은 것을 사들이거나 사용권을 취득했다. 제록스의 GUI부터 시냅틱스의 터치스크린 방식, 반도체 회사 피에이 세미의 전력 효율적인 칩 등이 모두 그렇다. 핵심은 신생기업의 경우 대기업이 되기 위해 단지 ‘훔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놓치는 가치를 알아채거나 그들이 뽑차내지 못하는 가치를 뽑아낸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p.252

   페이스북은 자사의 세일즈 군단과 세계 최대 소비자 브랜드의 수많은 초기 모임에서 수천 번이나 반복했던 두 번째 거짓말 위에 자사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 거짓말은 “거대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당신으 그 커뮤니티를 소유할 것이다.”이다. 수백 개 브랜드가 페이스북에 수억 달러를 투자해 페이스북이 주관자인 거대한 종합 브랜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 각각의 브랜드는 소비자가 자사 브랜드에 ‘좋아요’를 누르게 함으로써 페이스북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무료 광고를 제공하게 했다. 브랜드들이 그 비싼 집을 짓고 입주할 준비를 마치자 페이스북은 갑자기 브랜드들에게 말했다.

   “웃기는 소리 하시네. 그들은 당신의 팬들이 아니야. 당신은 돈을 내고 그 팬들을 나한테서 빌려야 해.”

   그때 어느 브랜드 콘텐츠는 유기적 도달Organic Reach(어떤 페이스북 페이지가 발행한 콘텐츠가 유료 광고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사용자에게 자연적으로 도달하는 수)이 100퍼센트에서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그 브랜드가 자신의 커뮤니티에 도달하고 싶으면 페이스북에 광고를 해야(즉, 돈을 내야)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황당한 노릇이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살 집을 다 짓고 나서 마무리하려 하는데 갑자기 당국자가 나타나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르 바꾸고는 “이제부터 당신은 이 집을 내게 임대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비슷한 상황이었다.

   많은 기업이 페이스북의 주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세입자일 뿐이었다. 나이키는 페이스북에 자사의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돈을 지불했지만, 페이스북에 돈을 내고 광고하지 않는 한 나이키의 포스트가 그 커뮤니티에 도달하는 비율은 전체의 2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 만일 나이키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20억 명의 회원을 확보한 다른 소셜 네트워크로 가서 우는 소리를 하면 된다. 그런데 잠깐, 이와 비슷하게 브랜드들은 페이스북보다 더 ‘핫한’ 누군가와 데이트를 하면서 계속 이용당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아마존 말이다.


p.286

선경지명이 있는 투자

   네 개의 거인기업이 공통적으로 갖춘 두 번째 경쟁 요소는 이해하기 쉬운 대담한 전망을 명쾌하게 제시해 자본을 끌어 모으는 능력이다. 제2장에서 우리는 선견지명이 있는 투자가 어떻게 아마존의 성장을 이끌었는지 살펴보았는데, 이 점은 나머지 세 개의 거인기업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내세우는 전망은 ‘전 세계 정보를 조직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하고 매력적이며 구글 주식을 매입할 훌륭한 근거이기도 하다. 구글은 역사상 다른 어떤 미디어 회사보다 더 많은 돈을 엔지니어들에게 투자할 수 있다. 덕분에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를 포함해 더 많은 ‘물건’을 걸계하는 일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의 전망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생각해보라. 2017년 상반기에 페이스북은 시장 가치로 월마트를 추월했는데,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4,000억 달러가 넘는다. 구글과 비슷하게 페이스북도 많은 돈을 직원에게 베풀고 있다. 관대한 육아휴직, 더 많은 통근차량 배차 그리고 사무실 건물 옥상을 공원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 페이스북은 직원들이 자녀 출산을 나중으로 미루고 인간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활동, 즉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일에 전념하도록 난자를 냉동보관하는 비용까지 대준다.


p.314

   비록 규모는 어마어마하지만 알리바바가 기존 네 개의 거인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디지털 시대의 세계적인 강자로 부상하려면 몇가지 의미 있는 도전에 성공해야 한다. 우선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국내 시장을 확실히 뛰어넘어 세계 시장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처럼 미국에서 거의 투자자로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 상업적 존재감을 확시랗게 마련하는 일이다. 지금 중국 시장은 해가 갈수록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런 중국 시장이 알리바바 사업에서 80퍼센트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현재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중국의 소비자 브랜드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부상한 역사적 사례는 전혀 없다. 전 세계 소비자는 미국, 유럽을 비롯해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탄생한 세계적 브랜드에는 익숙하지만 중국산 브랜드에는 익숙하지 않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중국 기업 하면 노동자 착취, 짝퉁 상품, 특허 도용, 정부 간섭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러한 이미지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지향하고 지탱하는 서구적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 알리바바가 초기에 드날린 명성은 알리바바에 둥지를 튼 소규모 소매유통업자들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것을 포함해 이런저런 일로 흠집이 나 있는 상태다. (중략)

   알리바바는 아직 전망이라는 자산을 확보하는 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고(소비자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어떤 스토리를 전달하는 측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불투명한 관리 방식이 그 스토리를 덮어 흐릿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네 개의 거인기업은 모두 자사 스토리를 말하면서 전망을 팔고, 주주들에게 자사의 ‘위대한 성전’에 참여하라고 설득하는 데 통달했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 비록 알리바바는 대기업이지만 지속적으로 성공을 이어간다는 것 외에는 아직 남에게 이야기해줄 진정한 스토리가 없다. 앞서 살펴보았듯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알리바바의 장기적인 성공을 결정적으로 제한하는 요소는 이 회사가 중국 정부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 회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중국 내 미국 경재업체들의 운영을 심각할 정도로 제한했다. 서구 투자자들도 정부 개입을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하지만 속임수나 속임수의 결과로 이어지는 시장 왜곡 같은 것은 결코 바라지 않느다. (중략)   유능한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지 않다. 중국이나 개발도 상국에서는 알리바바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그러면 서구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중국과 개발도상국 사람들만큼 그걸 그리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알리바바라는 이름은 어쩌면 강점이 아니라 약점일 수도 있다. 즉, 알리바바가 서구 시장으로 진출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려 할 때 어려움을 겪을 테고, 그럴 경우 이 회사의 지적자산은 표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p.362

   어떤 사람은 말에 강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미지에 강하다. 자신의 강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되 자신의 약점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약점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만큼만 투자하라. 직원부터 동업자까지 나아가 잠재적 배우자까지 모든 사람이 당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이 당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이자 최상의 것이도록 하라. 스스로를 검색해보고 만일 당신이 내놓은 것이 좀 더 깔끔하고 강력하며 재미있을 수 있다면 그렇게 개선하라.


p.370

   당신에게 마음속 열정을 따르라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믿지 마라. 그는 이뮈 부자인 사람이다.

   절대로 열정을 따르지 마라. 대신 당신의 재능을 따르라.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가급적 일찍 판단하고 그다음에는 거기에 매진하라. 굳이 그 일을 사랑할 것까지는 없다. 그저 증오하지만 않으면 된다. 재능이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은 ‘좋은’ 안계에서 ‘위대한’ 단계로 올라설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자신이 누리는 평판과 보상 때문에라도 그 일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궁극적으로 당신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측면에 집중하도록 경력과 전문성을 다듬고 형성해 나간다.

   만약 위대한 단계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미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부터 당신의 열정을 따라가도 좋다. 어떤 아이도 인생의 소망으로 세무사를 꿈꾸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세무사들은 비행기를 1등석만 타고 자기보다 더 매력적인 배우자와 결혼한다. 적어도 이 두 가지만큼은 사람들이 열정을 보이는 일이 아닐까?


p.376

   당신이 육체적으로 건장하면 우울증에 거릴ㄹ 확률은 그만큼 줄어들고 건전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숙면을 취하며 잠재적 애인과 배우자 풀도 더 넓어진다.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당신의 신체적, 정신적 힘(투지)을 과시하라.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하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라. 무지막지한 추진력으로 큰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라. 그러면 당신이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차린다. L2가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의뢰를 바았을 때 애널리스트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밤을 새웠다. 그렇다고 우리 가운데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 나이기 들어서 이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까딱하다간 진짜 죽을 수도 있으니 젊을 때 시도하라.


p.386

워라밸이라는 헛된 신화

   음식 블로그를 운영하고 동물 보호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사교춤까지 배우면서도 자신의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대단하다! 그렇지만 당신은 이런 부류에 속하려 애쓰지 마라. 경력을 튼튼히 쌓아가는 과정에서 균형이라는 발상은 그야말로 헛된 신화일 뿐이다. 당신의 능력이 그릴 궤적의 상승 기울기는 (공정하지 못하게도!) 학교를 졸업한 뒤 처음 맞이하는 5년 동안 이미 결정이 난다. 만약 경력이 가파른 경사를 그리면서 상승하길 바란다면 엄청나게 많은 연료를 투입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시도하고 노력해야 당신의 것으로 소유할 수 있다. 열심히, 정말 열심히 노력하라.

   지금 나는 많은 점에서 균형을 누린다. 20대와 30대 때 내게는 균형이라는 것이 없었다. 스물두 살에서 서른네 살까지의 삶에서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일한 것밖에 없다. 세상은 ‘큰 자’가 아니라 ‘빠른 자’의 것이다. 당신은 동료보다 더 많은 것을 더 적은 시간을 들여 차지하고 싶지 않은가. 이렇게 하려면 부분적으로는 재능을 우선시해야 하지만 대개는 얼마나 끈기를 많이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


p.388

   그러면 자신이 창업가가 될 수 있을지 어떨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성공하는 창업가의 여러 특징이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우선 똑같은 것을 계속 찍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개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 전문가를 창업팀에 참여시키거나 창업팀 가까운 곳에 데리고 있어야 한다. 여기 당신이 성공하는 창업가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세 가지 질문이 있다.


1. 당신은 세상이 다 알아보는 실패자가 되어도 괜찮습니까?

2. 당신은 무언가를 남에게 파는 걸 좋아합니까?

3. 당신은 대기업에서 일할 때 필요한 이런저런 기술이 부족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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